내년 1분기 전월세 2만건 밑
빌라 통계 집계 이래 최저
전세사기 여파 신규공급 부진
전월세값 오르며 서민 부담만
내년 1분기 서울에서 전월세 시장에 나올 빌라(연립·다세대주택) 물량이 서울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세사기 여파로 신규 공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임대 물량은 줄고 전월세 가격은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서울 빌라 전월세 예상 출회량은 1만8452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시가 아파트·빌라 전월세 출회량 예측 통계를 집계한 2024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빌라 전월세 예상 출회량은 2024년 1분기 3만752건에서 같은 해 3분기 2만2005건으로 반년 만에 28.4% 감소했다. 이후 2025년 1·2분기에 1만9000건대로 떨어진 것을 제외하면 2만건대를 꾸준히 유지했지만 내년 1분기에는 1만8000건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빌라 전월세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평균 월세가격은 67만9886원으로 2015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62만5919원)부터 17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평균 전세가격도 지난해 4월 2억2757만원에서 지난 9월 2억4156만원으로 올랐다.
전세사기 사태 이후 위축된 신규 공급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빌라 인허가 물량은 6684가구로 지난해 연간 실적(6444가구)을 넘어섰다. 하지만 2021년(2만9622가구), 2022년(1만7079가구)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1~9월 서울 빌라 착공 물량도 5700가구로 지난해 연간 실적(5147가구)보다는 많았다. 다만 2021년(2만6043가구), 2022년(1만7901가구)에는 크게 못 미쳤다. 신규 공급 부진에 임대 물량 감소까지 겹치면 빌라 전월세 가격의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한 빌라를 찾는 서민들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는 빌라의 경우 사업계획부터 준공까지 통상 1년~1년6개월이 걸리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공급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빌라를 3채까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 임대인의 다주택자 규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강화한 ‘126%룰’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시가격으로 주택가격을 산정하는 경우 전세보증금과 선순위채권을 합한 금액이 공시가격의 126% 이내여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기준이다. 업계는 보증 가입이 가능한 전세보증금 한도가 낮아지면서 임대 목적의 빌라 매입자가 부담해야 할 자금이 늘었다고 설명한다.
빌라 사업은 통상 준공 후 분양대금을 받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수분양자의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공사비 일부를 충당하는 아파트 선분양 사업과 차이가 있다. 임대 목적의 신축 빌라 매입자는 전세보증금으로 매입대금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데, 보증 가입 기준에 맞춰 받을 수 있는 보증금이 줄면 그만큼 자기자본을 더 투입해야 한다. 이는 빌라 매입 수요를 위축시키고 사업자의 분양대금 회수에도 부담을 줘 신규 공급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파트 전월세 시장도 수급 불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예상 출회량은 3만4294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2만9808건)보다 15.1% 늘어난 규모다. 다만 2025년까지 분기 평균 예상 출회량이 4만건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아파트 전월세 수급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