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구리·하남 등 5개시 요구
베드타운 전락·지방 재정 우려
정부는 공공임대 확대 '온도차'정부가 수도권에 새로 조성하는 공공택지 6곳의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제히 임대주택 비율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을 공급해야 할 지자체들이 임대 비중 축소를 요구하면서 중앙·지방정부 간에 공급 정책의 온도차가 드러난 것이다. 신규 택지 공급을 둘러싼 양측 협의 과정에서 임대주택 비중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관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8·13 주택 공급 대책에 따른 신규 택지 진행 현황과 관련해 모든 지자체에서 임대 비율 최소화를 요청 중이라고 보고했다. 해당 지자체는 지난달 7만6700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 6곳이 발표된 경기 김포·구리·하남·고양·의정부 5개 시다.
국토부는 광역·기초지자체와 20여 차례 협의를 진행하고 지자체장 면담도 잇달아 실시했지만, 임대주택 비율 최소화뿐만 아니라 지구 경계 변경 및 각종 민원도 추가로 요청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들이 임대 비율 축소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지방 재정에 대한 우려 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임대주택이 많아질 경우 세원은 줄고 복지 비용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 일자리와 자족시설 확보가 뒤따르지 않으면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반면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적극 확대하는 추세다. 국토부는 지난 9월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을 통해 2030년까지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3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매입임대와 전세임대 공급도 확대하고, 기존 저소득층 중심의 공공임대에서 벗어나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의 도입 또한 추진하고 있다.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주택지구에는 전체 주택의 35% 이상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다만 지역별 주택 수요와 여건에 따라 국토부 장관 등이 공공주택사업자와 협의해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지자체들은 임대주택 비중을 법정 기준인 35%에 가깝게 낮추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규 택지의 구체적인 주택 유형과 공급 비율을 둘러싼 협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신규 택지 후보지 6곳의 임대주택 비율은 추후 협의를 거쳐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승인 과정에서 임대·분양 비율과 자족기능용지 규모 등을 지자체와 추가 협의해 확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목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지역별 주택 수요와 공급 여건을 고려해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구원은 공공택지 공급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 "지역별 주택 수요를 고려한 임대 비율의 탄력적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대주택 추가 공급에 따른 지자체의 복지 재원 부담과 세수 감소 우려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곽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