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공개적으로 수정 요구를 내놨다.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14억원으로 통일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민심 악화를 우려한 여당 서울 의원들이 정부의 세제 정책에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당정 간 조율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 지역 의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민 1주택자와 실수요자를 두텁게 보호하자는 데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실거주자와 비거주자 구분 없이 공시가격 기준 14억원으로 맞추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서도 “종부세의 경우 1주택자는 거주·비거주 가리지 말고 14억원으로 공제 액수를 동일하게 맞추자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기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한편,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에 반발이 이어지자 정부는 당초 계획을 수정해 공제액을 12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안은 실거주자 14억원, 비거주자 12억원으로 차등을 두고 있다.
서울 지역 의원들은 이 같은 차등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장특공제도 당정 간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장기 보유에 따른 양도소득세 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굳이 제로까지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있다”며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 혜택을 일부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당내 의견을 전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의원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어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의원은 “지역별로 조금씩 고민이 달라서 결정된 것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성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의도를 더 잘 실현할 수 있다면 완화가 필요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움직임에는 서울 지역 부동산 민심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위기감이 깔려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대로 가서 올해 정기국회에서 정부안 수정에 실패하면 선거 국면에 들어갔을 때 서울 37석이 반토막 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로 상당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종부세와 양도소득세뿐 아니라 청년과 신혼부부의 전월세 부담도 함께 논의했다. 김 의원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전월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은 세제와 공급 관련 의견을 정리해 중앙당 지도부와 공유하고 이번 주말까지 정부 및 청와대와 당정 협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세제 법안 심사 과정에서 지역 의원들의 요구를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의원은 “1주택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민주당, 전세와 월세 대책을 확실하게 세우는 정부 여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