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82개 조합, 국토부에 건의
“각종 공공기여·세금 등 부담 커”
서울 서초구가 전국 82개 재건축 조합과 함께 정부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재건축으로 발생한 이익이 실제 실현되기도 전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데다, 각종 공공기여와 세금까지 부담하는 조합원에게 이중 부담을 지운다는 이유에서다.
서초구는 지난 4일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재초환 폐지를 촉구하는 건의문과 주민 탄원서를 전달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건의에는 전국 82개 재건축 조합으로 구성된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의 제도 개선 및 폐지 요구사항도 함께 담겼다.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문제 제기를 넘어 재건축 현장의 요구를 모아 정부에 전달한 것이다.
서초구가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현행 제도다. 재건축 사업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실제 매각 등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담금이 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건축 과정에서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를 한 조합원에게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외에 재초환 부담금까지 부과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미 공공기여와 각종 세금 부담을 지고 있는 재건축 조합원에게 별도의 부담을 추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논리다.
재초환이 재건축 사업성을 떨어뜨려 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폐지 요구의 근거로 제시됐다. 부담금 규모가 커질수록 조합의 사업 추진 동력이 약해지고, 사업 지연이나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 내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재건축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원주민의 주거 안정 문제도 거론됐다. 부담금이 커지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기존 조합원들이 오랜 기간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초구는 재건축 사업에만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것이 다른 정비사업이나 개발사업과 비교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과 별개로 부담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정상주택가격상승분 등을 현실에 맞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재건축은 도시 기능을 회복하고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재초환이라는 과도한 부담이 재건축 사업을 지연시키고 주택 공급을 가로막고 있는 만큼 제도를 폐지해 재건축 사업을 정상화하고 도심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