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로 몰려 인기 시들
대형 평형 1채 대신 2채 받아
84㎡ 거주하고 59㎡ 월세 계획
세법개정 추진에 세 부담 걱정
종부세 공제줄고 양도세 변수
추가 주택은 3년간 매각 제한
노후 대비하려다 고민만 커져#'디에이치 반포124'로 다시 태어나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재건축'의 조합원인 60대 A씨는 지난해 초 조합원 재분양 신청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처음엔 60평대에 달하는 전용면적 166㎡ 한 채를 선택했다가 재분양 때 전용 84㎡와 59㎡ 한 채씩 받는 '1+1'으로 결정을 바꿔서다. 은퇴 후 마땅한 소득이 없는 A씨는 전용 84㎡에 거주하며 전용 59㎡ 한 채에 대한 월세로 생활비를 충당하려 했다. 하지만 2026 세법개정안에 따라 2주택자로서 향후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부담이 확 늘게 됐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1+1 분양 신청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1+1 분양이란 조합원이 기존에 소유한 주택의 감정평가액(종전 자산가액) 또는 주거 전용면적 범위 내에서 아파트 2채(입주권)를 공급받는 제도다. 추가로 받는 주택의 면적은 반드시 전용 60㎡ 이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과거 1+1으로 2주택자가 되면 한 채는 본인이 실거주하고, 다른 한 채엔 임차인을 받아 노후를 해결하는 등의 이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1+1 분양 신청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세법이 바뀌고 있다. 우선 종부세를 보면 기본 공제금액에서 차이가 난다. 올해 세법 개정안에 따라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 공제금액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2주택자의 경우 기본 공제금액이 9억원에서 4억원+α로 낮아진다. α는 5억원에 보유 주택 전체의 공시가격 합계에서 거주 주택의 공시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값이다. 거주 주택의 공시가격 비중이 60%라면 기본공제는 7억원이다.
2주택자가 되면 1주택자일 때 받을 수 있던 종부세 세액공제도 받을 수 없다. 1주택자의 경우 나이와 보유 기간에 따라 세액공제를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이번 세법 개정안으로 세액공제 한도가 내년엔 800만원, 후년엔 600만원으로 생긴다. 65세 이상의 경우 지방 이주 시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혜택도 1+1 분양 신청자는 받을 수 없다.
종부세 납부 유예도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는데,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기존 '총급여 80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 7000만원 이하) 조건이 삭제돼 신청 문턱이 낮아졌다. 상대적으로 1주택자의 납부 유예 조건이 완화돼 2주택을 선택한 이들과의 유불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2주택자는 양도세에서도 불리하다. 우선 조정대상지역에선 보유와 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양도차익의 80%를 공제해 주는 장기보유(거주) 특별공제 대상이 아니다. 다만 이 제도는 앞으로 거주에 따라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바뀌고, 공제한도가 2029년부터는 10억원으로 낮아진다. 더불어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가산되는 중과세율 수준이 내년에 5%포인트, 후년엔 10%포인트로 올라가고 2029년엔 20%포인트까지 높아진다.
추가로 받은 전용 60㎡ 이하 주택을 소유권 이전고시일 다음날부터 3년이 지나야만 팔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집을 미리 팔아 세 부담을 낮추고 싶어도 강제로 2주택자 신분에서 종부세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보다 양도세 중과세율도 더 높아진 상황에서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비까지 오르니 일부 정비사업장에선 1+1 분양 신청을 없애고 일반분양 물량을 늘리려는 모습도 나타났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 2구역 재개발'이 대표적이다. 조합이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1+1 분양을 취소하려 하자 일부 조합원과 소송을 벌였는데 대법원에서 조합 측이 승소했다.
부동산업계에선 1+1 분양이 사라지면 임대주택 공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합원들이 추가로 받는 주택은 민간 임대 매물이 되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없어지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국민주택 규모를 현행 전용 85㎡ 이하에서 전용 60㎡ 이하로 낮추면 동일 의무면적에 지어야 하는 주택의 가구 수가 늘어나게 된다"며 "1+1 분양 신청자에 대해 세제 혜택도 마련하면 더 많은 민간 임대주택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