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대거 해제되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거래 지도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해제 대상의 성격과 엄격한 주택 시장 규제를 감안할 때 실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4일 경기도 등 관련 당국에 따르면 도내 토지거래허가구역 363.36㎢ 가운데 약 89%에 달하는 324.03㎢가 규제에서 전격 해제됐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8·13 주택 신속공급방안’에 따라 도내 10개 시 363.36㎢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9일 신규 공공택지 공급계획을 발표하면서 김포·구리·하남·의정부 등 4개 시 39.33㎢만 허가구역으로 유지하고 나머지 324.03㎢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정에는 경기도가 지난 9월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허가구역 신속 해제와 지정 범위 세분화 등이 적극 반영됐다. 도는 신규 공공택지 대상지가 확정되면 개발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지역까지 획일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둘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
이에 정부는 신규택지 후보지와 그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허가구역을 동 단위로 세분화해 과도한 주민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했다.
실제 구리시는 기존 12.28㎢에서 신규택지 후보지가 포함된 사노동 3.22㎢만 유지하고 하남시는 70.14㎢에서 감북·감일·미사동 일원 7.17㎢만 남기고 규제를 풀었다. 조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간은 올해 11월 3일부터 2029년 11월 2일까지 3년간 적용된다.
도는 오는 12월 31일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광명·과천 등 도내 12개 지역 아파트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연장 여부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해제 대상의 대부분이 개발과 무관한 임야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토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거래 절차는 간소화됐지만 주택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만한 유동성이 형성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수요가 몰리는 광명·과천 등 주요 아파트 지구는 12월 31일까지 허가구역으로 유지되고 김포·구리·하남·의정부 등 신규 택지 후보지의 핵심 구역도 규제가 이어져 단기적인 투심 분산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주택 시장 전반의 거래량을 반등시키거나 서울 상급지 쏠림, 수도권 양극화를 자극할 변수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당초 광범위하게 지정됐던 구역을 실제 투기 우려가 있는 핵심 부지만 골라 정밀 재편한 것일 뿐 시장 전체를 흔들 만한 성격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가 세제 개편안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강력한 규제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인 만큼 이번 경기도 토지 규제 완화가 서울 상급지 쏠림이나 수도권 양극화 현상을 자극하는 등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