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역의 실거래가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대통령 발언이 나오면서 장기간 오른 서울 집값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내리고 매물이 쌓이는 등 하락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만 강북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 방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431건에 그치며 지난해 12월(4775건) 이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월 8994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정부가 세제 개편 등 규제 강화를 예고한 6월(5327건)부터 급감했다.
이어 8월(3605건)에는 전월 대비 38.5% 줄어들며 3000 건대로 내려앉았고 9월 거래량 역시 전년 동기(8666건)와 비교해 60.4% 급감했다.
거래 절벽 속에서 매물은 가파르게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451건으로 한 달 전(7만2727건)보다 6.5% 늘었다. 1년 전(6만3178건)과 비교하면 22.6%나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거래 감소와 매물 증가 영향으로 서울 집값의 오름세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지난달 26일 기준 90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최근 2주 연속 상승폭을 축소했다.
집값 둔화 흐름은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견인하고 있다. 동남권은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강남구(-0.31%→-0.38%)가 역삼·압구정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낙폭을 키웠고, 서초구(-0.32%→-0.35%) 역시 반포·서초동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확대됐다. 송파구(-0.13%→-0.22%)도 주요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심화했다.
반면 강북권 등 외곽 지역은 여전히 집값이 오르고 있다. 성북구(0.39%), 서대문구(0.36%), 종로구(0.35%), 강북구(0.32%), 도봉구(0.32%), 금천구(0.30%) 등 다수 지역이 기존의 상승 동력을 유지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국지적으로 가격 조정 거래가 나왔으나 대단지와 역세권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지속되며 서울 전체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남권의 하락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체 시장의 안착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제시한 대규모 주택 공급 방안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점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서초 지역의 가격 하락과 계절적 비수기, 세제 개편안, 12월 금리 인상 우려 등 복합적 변수가 맞물려 연말까지 거래 소강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함 랩장은 “부동산 가격이 본격적인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려면 전월세 시장의 안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강북권의 상승세가 보합 흐름으로 전환되는 명확한 징후가 확인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