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왕십리 13.4㎞ 경전철
작년에 2027년으로 늦춘후
올해는 2028년 8월로 밀려
전쟁으로 자재수급 차질 이유
성북·노원구 집값은 최근 강세
교통불편 길어져 주민 불만 커서울 동북권의 숙원 사업인 동북선 경전철 개통이 2027년에서 2028년으로 미뤄진다. 지난해 목표 일정이 1년4개월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두 번째다. 동북선은 성동구 왕십리역까지 연결되는 노선으로 성북구와 노원구 주민들의 기대감이 컸는데 잇단 연기에 주민들의 기다림도 길어지게 됐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동북선 사업시행자로부터 공사 기간 연장 요청을 받아 검토한 결과 개통 시기를 2028년 8월로 조정하기로 하고, 연내 관련 내용을 고시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장에서 요청이 와 검토했으며 연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북선은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노원구 상계역까지 13.4㎞를 잇는 경전철이다. 동대문·성북·강북구를 거치며 정거장 16곳이 들어선다. 현재는 상계역에서 왕십리역으로 이동하려면 4호선을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야 해 약 37분이 소요되지만, 동북선이 개통될 경우 해당 구간을 환승 없이 2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동북선은 2007년 6월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처음 담겼지만, 건설사 참여 포기와 보상 문제 등으로 10년 넘게 표류했다. 만약 추가적인 연기 없이 2028년에 개통될 경우 계획 발표 후 21년 만에야 열차가 달리게 되는 셈이다.
현재 동북선 건설 공사의 공구별 공정률은 3일 기준 70~80%대다. 서울시 건설알림이에 따르면 공정률은 노원 구간인 4공구가 88.8%로 가장 높고, 1공구 82.21%, 2공구 81.84%, 3공구 78.03% 순이다.
서울시는 동북선 개통이 연기된 배경으로 중동 전쟁에 따른 자재 수급 차질 등 복합적인 요인을 들었다. 시 관계자는 "법령 개정 등에 따른 요구사항 반영과 함께 중동 전쟁으로 인해 자재 수급이 어려운 상황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동북선 개통이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는 2021년 7월 착공 당시 공사 기간을 60개월로 잡았지만, 토지 보상과 지장물 이설에만 1년가량 걸렸다. 여기에 환기구 설치 민원과 상수도 이설, 철도종합시험운행 지침 개정에 따른 시운전 기간 증가가 겹치면서 지난해 개통 시기를 기존 2026년 7월에서 2027년 11월로 16개월 늦췄다.
개통이 거듭 미뤄지면서 동북선 호재를 보고 동북선이 지나는 지역에 자리 잡은 주민들의 불만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성북 장위뉴타운이나 학군 수요가 많은 노원 중계동 은행사거리 등은 교통 소외지역으로 꼽히며 동북선의 주요 수혜지로 언급되어 왔다.
동북선 역이 들어설 예정인 강북구 번동에 올해 이사 온 30대 직장인 A씨는 "집 근처에 지하철역이 없다 보니 출퇴근 때는 미아사거리까지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해 불편함이 크다"며 "동북선이 최대한 빠르게 개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외곽에서도 동북선이 지나는 성북구와 노원구는 올해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9월 석 달간 성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6.20%, 노원구는 5.50% 올라 서울 평균(3.09%)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전체 상승 폭이 7월 1.27%에서 9월 0.74%로 둔화하는 동안에도 두 지역은 매달 2% 안팎씩 오르기도 했다.
다만 동북선 개통 연기가 일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통 자체는 이미 확정되어 있고 공정률도 80% 안팎인 데다 외곽 집값 상승세는 여전히 가파르기 때문이다.
신설 예정인 동북선 정거장을 바로 옆에 둔 노원 중계동 중계주공4단지 전용면적 45㎡는 올해 1월에만 해도 4억5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5억4700만원에 손바뀜했다. 현재 매물 호가는 6억원을 돌파해 6억2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중계동의 공인중개사 B씨는 "해당 단지에서 이제 5억원대는 당분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동북선 개통 자체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고, 기간이 연장되는 것이라 집값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