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26년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국회와 학계에서 강한 우려가 제기됐다. 보유세(종합부동산세)와 거래세(양도소득세) 부담이 동시에 가중돼 주택 매도를 유도하려는 정책 의도와 달리 다주택자가 처분 대신 보유나 증여를 선택하는 ‘동결효과(매물 잠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가 발간한 ‘2026년 세법개정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종부세 개편에 따라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총 12조 6000억원(연평균 2조 5000억원)의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정부 추정치(11조 원)보다 1조 6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종부세 기본공제 상향(12억→14억 원)으로 시가 20억원(공시가 13억 8000만원) 수준의 1주택자는 세부담이 완화되지만 그 외 구간과 비거주자, 다주택자는 세부담이 껑충 뛴다고 지적했다.
시가 30억원 1주택자의 경우 올해 종부세 211만 4000원에서 내년부터 실거주자는 183만 9000원으로 줄지만 비거주자는 262만 1000원으로 늘어난다. 다주택자 역시 시가 30억원 기준 2주택자는 올해 318만원에서 내년 668만 3000원으로 2배 이상 세금이 오른다.
양도소득세 역시 세부담이 대폭 강화된다.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되고 10억원 공제한도가 신설되면서 실거주 기간이 짧은 고가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예정처는 이번 개편안이 보유세를 강화하되 거래세·자본이득세를 완화하라는 OECD 등 국제기구의 권고와 상충된다고 짚었다.
예정처 관계자는 “종부세 강화로 보유 비용을 높여 매도를 유도하려 했으나 양도세 개편으로 처분 부담도 함께 높아졌다”며 “집을 파는 대신 계속 보유하거나 상속·증여로 회피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개최한 세제개편안 공청회에서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팽팽하게 대립했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은 “재정 전환분을 제외하면 순세수 증가분 2조 3000억원 중 93%가 부동산 세제에서 나온다”며 “거주 여부만으로 비거주 1주택자에게 징벌적 과세를 하는 것은 공정과세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다주택자와 비거주자들이 늘어날 세금에 대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가격을 올려 무주택자들의 아우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반면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은 “주택 수 대신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은 담세력에 따른 과세 원칙에 부합한다”고 맞섰다.
강성훈 한양대 교수 역시 방향성엔 공감하면서도 “보유세 부담이 임대료를 통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으므로 전월세 시장 영향을 지속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