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급락에 대비해 정부가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통령 혼자 딴 세상에 살고 계신 겁니까”라며 정면 비판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90주 연속 상승하고 전월세 가격도 치솟는 상황에서 집값 폭락부터 걱정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지적이다.
오 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혼자만 딴 세상에 살고 계신 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서울 아파트값이 90주 연속 상승 중이고 올해 상승률이 집계 이래 최고인데, 도대체 어디에서 집값 폭락의 징후를 보셨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경우 공적 임대주택 용도로 정부가 대량 매입하는 것을 포함해 대비책은 이미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는 2022년부터 시작된 지방정부의 주택 인허가 급감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 들어 인허가가 정상화돼 2028년 전후부터 공급절벽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며 “주요 지역들의 실제 거래 가격도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혹시 강남권과 한강벨트 일부 고가주택의 가격 조정이 그런 확신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입니까”라며 “대출을 틀어막아 집을 살 수 없게 된 것을 집값이 잡혔다고 보시는 것입니까”라고 했다. 이어 “연일 고공행진 중인 전월세 가격은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라며 “모두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사투를 벌이는데 대통령 혼자 홍수에 대비하겠다고 나선 격”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90주 연속 상승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8.73%다. 강남·서초·송파구는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나머지 22개 자치구는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올해 들어 8.91% 올랐다.
오 시장은 서울 주택 인허가 감소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돌린 이 대통령의 발언도 반박했다.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무려 389곳의 정비구역이 해제됐고 43만 호의 주택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며 “씨앗을 뽑아버렸으니 수확할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무너진 공급 기반을 되살리려고 다시 구역을 지정하고, 사업성을 개선하고, 인허가와 착공으로 이어지도록 밤낮없이 뛰었다”며 “이제 겨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니 이 정부 들어와 인허가가 정상화됐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적반하장을 넘어 사실관계까지 뒤집는 후안무치”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 정부의 ‘실거주 집착’이 집값뿐 아니라 전셋값과 월세까지 함께 뛰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를 부추겼다는 비판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고통”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할 의지가 없다면 차라리 가만히 계십시오”라며 “최악의 부동산 실패 정권으로 남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주택 정책 관련 참모들부터 쇄신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혼자 딴 세상에 살고 계셔도, 국민들은 오늘도 이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