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자금이 많지 않아 매달 토지임대료를 내더라도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치솟는 집값과 전세난 속에서 서울에 내 집 한 채 갖기가 정말 버겁네요.” (30대 후반 직장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해 집값을 대폭 낮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고덕강일3단지 1305가구의 본청약 일정에 돌입했다.
2일 분양업계 및 SH공사에 따르면 고덕강일3단지는 전용면적 49㎡ 590가구, 59㎡ 715가구 등 총 130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본청약 접수는 10월 26일 사전청약 당첨자 접수를 시작으로 11월 2~3일 특별공급, 11월 4~6일 일반공급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11월 26일로 예정돼 있으며 입주는 2027년 5월 예정이다.
이번 공급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전용 49㎡ 건물 분양가가 2억8000만~3억2000만원, 전용 59㎡ 분양가는 3억4000만~3억9000만원 수준으로 확정됐다. 서울 인근 신축 아파트 전용 59㎡ 시세가 10억~13억원 안팎에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초기에 필요한 목돈 부담을 기존 대비 3분의 1 이하로 크게 축소한 셈이다.
여기에 정부의 ‘뉴홈’ 정책 기준에 따라 당첨자를 대상으로 최대 5억 원 한도, LTV 최대 80%, 최장 40년 만기의 전용 모기지 대출(금리 1.9~3.0%)이 지원되어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크게 덜어줄 전망이다.
하지만 실수요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산가치를 둘러싼 시각차가 팽팽하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토지 지분이 없어 자동차처럼 감가상각이 이뤄져 세월이 흐를수록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신중론과 “과거 서초·자곡동 사례처럼 토지임대부 아파트도 인근 시세의 70~80% 수준에서 매매 거래가 형성됐다”는 긍정론이 맞서고 있다.
인근 단지와의 시세 비교도 논쟁거리다. 단지 바로 옆 인근 아파트인 강동리버스위트4단지 (전용 59㎡)가 최근 11억원 이상에 실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시세의 60% 선만 인정받더라도 7억원 수준의 매매가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년간 납부할 임대료 약 6000만원대를 감안하더라도 초기 투자금 대비 충분한 보존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강남권과 강동권의 입지 격차를 감안할 때 동일한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토지 소유권이 공공에 남아 있는 구조상 매월 별도의 토지임대료가 발생한다는 점도 계산기를 두드리게 만드는 요소다. 전용 49㎡는 월 42만6000원, 전용 59㎡는 월 51만1500원의 임대료가 부과된다. 수분양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60%까지 임대료를 보증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으나 대출 원리금 상환액과 별개로 매달 고정 지출이 지속된다.
전문가들은 최장 80년 거주 보장과 10년 후 개인 간 거래 허용이라는 실거주 안정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2년마다 지가상승률이 반영되는 임대료 인상 구조 등은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편 이번 고덕강일3단지 청약은 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세대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에 따라 소득 및 자산 요건이 상이하게 적용된다. 본청약 신청은 SH공사 인터넷청약시스템을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당첨 시 10년의 전매제한과 5년의 실거주의무 기간이 부여되므로 청약 전 본인의 자격 조건과 자금 계획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