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94개 사업지 중 절반 신청 ‘0’
“제도 필요성·실효성 재검토해야”
국제대회 메달리스트에게 아파트 청약 우선권을 부여하는 ‘우수선수 특별공급’ 제도가 극심한 외면을 받고 있다. 당첨 시 수억 원에서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인기 단지에서조차 미달 사태가 속출하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재검토하고 현실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10월 6일까지 약 6년간 진행된 우수선수 주택 특별공급은 전국 94개 사업지에서 총 420가구가 배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 신청 현황은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전체 420가구 가운데 실제 당첨자는 104명으로 공급 물량 대비 당첨률은 24.8%에 불과했다. 공급이 이뤄진 94개 사업지 중 절반인 47곳에서는 신청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저조한 활용률은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올해의 경우 11개 사업지에서 총 46가구가 배정되었으나 접수한 신청자는 3명에 그쳤으며 최종 당첨자는 단 1명에 머물렀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대형 인기 단지에서도 외면은 이어졌다. 대표적 사례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은 지난 2022년 우수선수 특별공급으로 총 10가구를 배정했으나 신청자는 절반 수준인 5명에 그치며 미달을 기록했다.
당시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49㎡ 4가구와 39㎡ 1가구가 공급됐으며 최고 분양가는 각각 8억8100만원, 7억1520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단지 전용 49㎡는 올해 4월 19억7000만원에, 전용 39㎡는 올해 7월 18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 대비 최고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 메달리스트들의 외면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이처럼 막대한 시세차익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수선수 특별공급이 외면받는 배경으로는 엄격한 소득·자산 요건, 실거주 의무 및 대출 규제, 그리고 체육인들의 생활 기반과 공급 지역 간의 불일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체육계 안팎에서는 우수선수 특별공급이 단지 형식적인 혜택으로 남지 않으려면 공급 평형 확대, 자격 조건 완화, 주택 자금 지원 등 체육인들의 수요를 반영한 다각도의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국회와 정부 모두 개선책 마련에 착수했다. 강대식 의원은 “우수선수 특별공급 제도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국위를 선양한 우수선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제도 보완 의지를 밝혔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해당 질의에 대해 “제도상 보완할 사항을 다시 한번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자격 검증에 있어서도 문화체육관광부 등 추천기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국토부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