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발표후 외지인 몰렸지만
군공항 인근거래 두달새 84%↓
호가만 오르고 실거래가 제자리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 발표로 들썩였던 광주 군공항 인근 아파트 시장의 거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발표 직후 외지인 매수 문의가 몰리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였지만 거래 증가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군공항 이전과 전력·용수 확보 등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 인근의 전남광주 광산구 송정동·도산동·신촌동의 아파트 거래량은 6월 28건에서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가 발표된 7월 81건으로 약 3배 급증했다. 특히 발표 직후 8일 동안 7월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이 집중됐다.
하지만 거래량이 8월 30건, 9월 13건으로 줄었다. 7월 대비 두 달 만에 84% 감소했다. 8~9월에 광산구 전체 거래량이 18.4% 감소한 데 비해 군공항 인접 3개 동은 56.7% 줄어 감소폭이 약 3배 컸다.
현지에서는 개발 기대감에 높아진 호가를 매수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며 거래가 끊겼다고 전했다. 광산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처음에는 외지에서 문의 전화가 많이 왔지만 전력·용수 확보 등으로 실제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며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집주인들은 호가를 높이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 수혜 지역으로 거론된 주요 아파트에서도 뚜렷한 가격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서구 치평동 중흥아파트 전용면적 84㎡의 평균 거래금액은 6월 3억8967만원에서 7월 3억8783만원, 9월 3억8750만원으로 제자리걸음했다. 풍암동 부영아파트 전용 80㎡는 같은 기간 2억4433만원에서 2억2488만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 열기가 식은 배경에는 사업 추진 일정의 불확실성이 있다. 정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29일 호남권에 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7월 6일 광주 군공항 용지를 입지로 확정했다. 하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대 변수는 군공항 이전이다. 정부는 2028년 중반까지 광주기지의 군 기능을 다른 기지에 임시 배치할 계획이지만, 한미 공군이 공동 운영하는 기지인 만큼 미군 공여지 반환을 위한 한미 군당국 간 협의가 필요하다.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절차도 지연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정부의 지정 공모가 시작되지 않자 지난달 29일 직접 지정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목표로 한 2030년 6월 첫 양산까지 용지 확보는 물론 전력·용수 공급망도 구축해야 한다.
[박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