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업지역까지 확대 추진
특정구역 최대 2000㎡ 허용할듯
건물주 외벽 임대 수익 기회 늘어
서울에서 빌딩 외벽에 초대형 디지털 전광판을 설치할 수 있는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상업지역에 허용해 온 타사광고를 공업지역까지 확대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광판 크기 제한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건물주들이 상가·사무실 임대료뿐 아니라 건물 외벽에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옥외광고 제도개선 공청회를 열고 조례 개정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타사광고를 허용하는 지역을 공업지역까지 넓히고, 서울시장이 지정하는 특정구역에서는 전광판 크기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다.
현재 일반적인 대형 벽면 전광판의 설치 면적은 최대 225㎡다. 서울시는 특정구역에 한해 건물 벽면의 절반 이내에서 최대 2000㎡까지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준공업지역에도 타사광고용 대형 전광판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영등포구 문래·양평·당산동, 성동구 성수동, 구로구 구로·신도림동, 금천구 가산·독산동 일대가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이다.
서울시가 직접 초대형 전광판 구역 지정
지금까지 초대형 전광판은 주로 행정안전부가 지정하는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 설치됐다. 서울에는 삼성동 무역센터와 명동·광화문 등 3곳이 지정돼 있다.
이번에는 서울시가 직접 지정할 수 있는 특정구역 제도를 활용한다. 지난해 12월 시행령 개정으로 광고물 크기 등 규제 완화 범위를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하면서 자유표시구역이 아닌 곳에도 초대형 전광판을 설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시는 대형 전광판을 활용해 다른 상권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있는 동대문 일대가 그 중 하나로 꼽힌다. 뉴욕 타임스퀘어,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 일본 도쿄 시부야처럼 초대형 전광판을 활용해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것.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이나 명동, 광화문은 이미 상권이 활성화돼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등 사람들이 찾아갈 요인이 충분한 다른 지역들도 있다”며 “미디어를 통해 지역을 명소화하고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상권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큰 취지”라고 말했다.
건물 외벽도 임대수익원…신축 호텔도 관심
서울 주요 상권에서는 이미 건물 외벽을 광고수익원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기준 집계한 30㎡ 이상 대형 전광판은 198건이다. 강남구 55건, 중구 50건으로 두 자치구가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이어 종로구 18건, 마포구 17건, 서초구 11건 순이었다.
강남구 도산대로는 신사동에서 압구정·청담동까지 대형 전광판을 설치한 빌딩이 이어져 있다. 홍대입구역부터 합정역까지 양화로 일대에도 전광판을 단 건물이 여럿 들어섰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외벽도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된 셈이다. 광고사업자에게 건물 외벽 사용권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청담동 A빌딩 전광판의 영상 광고 한 구좌는 월 1200만원, 홍대 B빌딩은 월 1500만원에 판매된다. 광고사업자가 받는 광고비로 건물주의 실제 임대수익과는 차이가 있지만 외벽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아예 건물을 지을 때부터 전광판 설치를 고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홍대 주변 호텔 신축 사업에서는 건물 설계 단계부터 외벽 광고수익을 사업성에 반영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기존 건물에 설치하는 것보다 신축 건물에 전광판 설치에 필요한 하중과 전력 설비 등을 반영하면 공사비를 절반 이상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례 개정 시점과 특정구역 지정 대상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빛공해와 도시경관 훼손, 대기업의 광고시장 독점 우려 등을 검토해 개정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정구역은 1~2곳을 시범 선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정구역을 많이 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필요한 곳만 선택적으로 지정하고 중소 광고사업자와의 상생 방안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