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이번주 아파트시세
서울 0.09% 오를때 경기 0.20%
강남3구 하락에 서울 상승 둔화
군포·영통 0.58%로 경기 최고
규제·비규제 가리지 않고 상승
경기 남부 거래량도 뚜렷한 증가경기 아파트값 상승률이 5년 만에 서울의 두 배를 넘어섰다. 서울에서는 강남3구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어지며 상승세가 둔화한 반면, 경기에서는 교통과 일자리 여건이 좋은 남부 주요 주거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규제지역뿐 아니라 군포와 화성 병점 등 비규제지역까지 상승세에 가세하면서 수도권 집값의 무게중심이 경기 남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넷째 주(2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0%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은 0.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경기 상승률이 서울의 2.2배에 달한 것이다.
서울과 경기 집값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경기 상승률이 서울의 두 배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0월 이후 5년 만이다.
최근 한 달간 경기 아파트값은 줄곧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번 주에는 서울의 상승세가 한층 둔화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경기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곳은 수원·용인·화성·군포 등 남부 주요 주거지다. 이번 주 군포시와 수원 영통구가 나란히 0.58% 올라 경기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인 기흥구도 0.54% 상승하며 전주보다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화성 병점·동탄과 의왕시 역시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과 교통망, 산업단지 배후 수요 등을 갖춘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하면서도 생활 기반이 잘 갖춰진 경기 남부 주거지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규제 여부와 관계없이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수원 영통과 용인 기흥, 화성 동탄 등 규제지역의 강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비규제지역인 군포와 화성 병점도 상승률 상위권에 올랐다. 대출과 거래 규제만으로 지역별 수요를 가르기 어려울 만큼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주택 선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군포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 전용 84㎡는 최근 12억원에 거래됐다.
수원 영통구 신나무실풍림 같은 면적은 10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지난 8월 거래가격보다 1억5000만원 넘게 올랐다. 의왕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도 16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거래량에서도 경기 남부의 상대적인 강세가 확인된다. 지난 9월 서울과 경기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보다 감소했지만, 수원 영통과 용인 기흥, 화성 동탄·병점 등에서는 거래가 오히려 늘었다.
특히 동탄은 거래량이 전월보다 77% 증가했다. 수도권 전체의 거래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교통·산업 기반이 탄탄한 일부 지역에는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경기 전역이 일제히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이날 정부가 신규택지 후보지로 발표한 김포·고양·의정부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경기 평균에 못 미쳤다. 이천과 파주 등 일부 지역은 오히려 하락했다. 같은 경기도 안에서도 일자리 접근성, 기존 교통망, 주거 선호도에 따라 가격 흐름이 크게 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신규택지 공급 계획만으로 주변 주택시장이 즉각 반응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실수요자들이 서울과 인접한 경기 인기 지역 또는 비규제지역으로 '가성비'를 찾아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당분간 규제지역 구분 없이 경기도의 가격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울에서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의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강남구는 0.38%, 서초구는 0.35%, 송파구는 0.22% 각각 하락했다. 강남·서초구는 12주 연속, 송파구는 8주 연속 내림세다. 성북·서대문·종로 등 비강남권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강남권의 하락폭이 커지면서 서울 전체 상승률을 끌어내렸다.
요약하면 수도권 주택시장은 서울과 경기라는 행정구역보다 개별 지역의 가격 수준과 입지 경쟁력에 따라 움직이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이 조정을 받는 사이 경기 남부의 주요 주거지는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과 실수요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수도권 안에서도 지역별 온도 차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박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