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좌우하는 아파트 브랜드
재건축·재개발 투자에서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은 입지다. 하지만 입지만 믿고 덜컥 샀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조합 내부 갈등으로 사업이 표류하거나 공사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추가 분담금을 얼마나 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조합의 사업 추진 능력과 자금 조달 여건, 인허가 가능성, 상품성까지 따져야 하지만 개인 투자자가 일일이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 눈여겨볼 만한 것이 대형 건설사의 수주 행보다. 특히 삼성물산은 건설업계에서 철저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합원 간 분쟁은 없는지, 조합 집행부가 사업을 끝까지 이끌 능력이 있는지까지 꼼꼼하게 따진다. 삼성물산이 ‘래미안’ 깃발을 꽂았다면 이런 검증을 한 차례 거친 사업지라는 얘기다.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사상 처음 10조원 넘게 수주했다. 시공권을 확보한 11곳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삼성물산이 찍은 사업지에서 투자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이유다.
극강의 선별 수주…조합 리스크 확인하고 ‘못 지킬 약속’은 안 한다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건설사들은 화려한 설계와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경쟁적으로 쏟아낸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지키지 못하면 소용없다. 설계가 바뀌거나 사업비가 늘어나면 결국 조합원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사업 초기부터 사업성 분석과 기술 검토를 거쳐 실제 구현할 수 있는 조건만 제안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 과정에서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서울 잠원동 신반포19·2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이런 원칙을 내세웠다. 포스코이앤씨가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제시하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지만, 삼성물산은 실현할 수 있는 사업조건을 강조했다. 조합원 투표에서 약 60%의 지지를 얻어 시공권을 따냈다.
시공사의 자금력도 따져볼 대목이다. 삼성물산의 신용등급은 건설업계 최고 수준인 AA+다. 대규모 정비사업에서 사업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금융비용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으로 정비사업지 곳곳에서 공사비 갈등이 잇따랐지만, 삼성물산에 따르면 래미안 사업장에서는 공사가 중단된 사례가 한 차례도 없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조합장이 사업을 추진할 리더십이 있는지, 조합원 간 분쟁 소지는 없는지까지 살펴본다”며 “삼성물산이 선택한 곳은 상대적으로 사업 위험이 적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한강뷰가 집값 좌우한다…압구정·성수·여의도에 깃발
한강이 보이느냐에 따라 집값이 수억 원씩 벌어진다. 한강 조망이 아파트의 몸값을 좌우하는 셈이다. 삼성물산이 올해 선택한 사업지에서도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수주한 11곳 중 압구정4구역과 신반포19·25차, 성수3지구, 여의도 목화·시범아파트, 마포한강삼성 등 6곳이 한강 조망을 강점으로 내세운 사업지다. 한강변에 새 아파트를 공급할 기회가 드문데다 정비사업을 통해 한강 조망 가구를 늘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대표적인 곳이 성수대교 남단 한강변에 자리한 강남구 압구정4구역. 현대8차와 한양3·4·6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해 최고 67층, 166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이끄는 포스터앤드파트너스와 손잡고 270도 파노라마 한강 조망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저층에서도 한강이 보이도록 건물 하부를 최대 15m 높이로 띄우는 설계도 내놨다. 조합원 전 가구에 한강 조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강북의 한강변 재개발 사업지인 성동구 성수3지구도 같은 맥락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최고 72층, 2203가구의 초고층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삼성물산은 전체 2203가구 중 1216가구에 한강 조망을 넓게 확보하는 설계를 제안했다. 조합원 수(959명)보다 한강 조망 가구를 257가구 더 확보했다.
여의도에서는 지난해 대교아파트에 이어 올해 목화와 시범아파트까지 확보했다. 목화아파트는 재건축 후 420가구에 불과하지만 단지 바로 앞이 여의도 한강공원이다. 삼성물산은 420가구 모두 한강을 볼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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