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대규모 입주에 전셋값 하락
이번엔 집주인 실거주에 매물 감소
전용 59㎡ 전세 6억→13억 급등
강동·송파·하남 전세시장 긴장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첫 전세 계약 만기가 다가오면서 송파·강동 및 하남 일대 임대차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규모 입주 여파로 주변 전셋값을 눌렀던 2년 전과 달리 집주인들의 실거주 입주와 매물 감소가 맞물리며 인근 지역 전세난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오는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첫 2년 전세계약 만기를 맞는다. 통상 입주 2년 차에는 계약 갱신과 퇴거, 신규 계약이 맞물리며 임대차 거래가 활발해지지만 현장에서는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전세 매물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집주인들의 실거주 요건과 세제 혜택이 꼽힌다. 전체 가구 중 4786가구인 일반분양 물량에는 2년의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다. 실거주 의무가 최초 입주 가능일로부터 3년 이내로 유예되면서 입주 당시 전세를 놓았던 집주인들도 오는 2027년 11월 이전에는 실입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는 거주 기간이 제한된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실거주 의무가 없는 조합원 역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세제상 혜택을 받기 위해 실입주를 택하는 경우가 늘었다. 여기에 대출 규제 여파로 상급지 이동이 어려워진 기존 거주 소유자들까지 자가 거주를 유지하면서 임대 물량 잠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전셋값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입주 초기 6억원 안팎에 형성됐던 전용면적 59㎡ 전세 보증금은 최근 13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8억~9억원대였던 전용 84㎡ 역시 16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집주인의 실거주로 계약 갱신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은 동일 단지 내 재계약을 위해 수억원의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현장에서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 계약 기간을 둘러싼 의견 차이나 이사 비용 협의 등의 마찰도 나타나는 모양새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임대인의 실입주 통보로 재계약이 불발된 임차인들이 대체 주거지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추가 대출이 쉽지 않은 환경에서 보증금 증액이나 월세 전환을 타진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자녀 전학 문제로 이사가 불가능한 학부모 세입자들의 고민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단지 내 거주 중인 한 학부모는 “아이들 학교 문제 때문에 당장 다른 동네나 인접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 전환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세제 및 대출 규제 영향으로 소유주의 실거주 경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집주인의 매도 압박이나 실입주 요구가 이어지면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못한 세입자들의 주거 이동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은 규제 기조가 지속되는 한 임대 시장의 매물 감소와 이로 인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