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부지·주차장 상부 등에 한시 설치 후 이전 가능
청년→신혼→고령자주택 등 수요 따라 용도 전환도
모듈러 건축기업 엔알비(NRB)가 도시 내 유휴공간을 한시적으로 활용하고 필요에 따라 건축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 재사용하는 ‘이축형 모듈러’ 활용 모델을 선보였다.
엔알비는 9일부터 1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6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에 참가해 모듈러 건축의 이축·재사용과 장수명 활용 기술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의 모순’을 주제로 공간 부족과 유휴부지 공존, 지역별 주거수요 변화 등에 대응하는 모듈러 활용방안을 제시한다.
엔알비의 핵심 모델은 토지 사용기간과 건축물 사용기간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주차장 상부나 공원, 향후 개발 예정지 등 장기간 활용되지 않는 공간에 모듈러 건축물을 설치해 주거·공공시설로 사용한 뒤 본격적인 개발 수요가 발생하면 다른 부지로 옮겨 재사용하는 구조다.
기존 건축은 건물과 토지가 사실상 한 장소에 고정되지만, 이축이 가능한 모듈러는 토지를 필요한 기간만 사용한 뒤 건축물은 다른 장소에서 계속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휴부지를 장기간 방치하지 않고 수요에 따라 용도를 바꿔 쓰는 도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별 인구와 주거수요 변화에 맞춰 건축물의 용도도 바꿀 수 있다. 청년층이 많은 지역에서는 청년주택으로 사용하다가, 주거수요가 달라지면 모듈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공간을 재구성해 신혼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후 다시 고령자주택 등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엔알비는 건축물을 특정 장소와 용도에 고정하지 않고 수요 변화에 맞춰 장기간 활용하는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엔알비는 이축형 모듈러 사업을 학교 등의 사업지에서 운영해왔다. 지난 6월 국내 최고층인 22층 모듈러 공동주택 ‘LH 의왕초평 A-4BL’ 전체 단지에 모듈러주택 최초로 장수명주택 우수등급 인증을 취득했다. 엔알비는 이축 성능과 장수명 성능을 결합해 건축물의 활용기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사기간 단축에 따른 경제성도 강조했다. 엔알비는 공장 제작과 현장 설치를 병행하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면 준공 시점을 앞당길 뿐 아니라 토지를 조기에 본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공사기간 동안 누적되는 금융비융과 각종 간접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엔알비 관계자는 “도시에는 공간이 부족하면서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땅이 존재하고, 사람과 수요는 이동하지만 건축물은 한자리에 고정돼있다”며 “이축성과 장수명 성능을 결합해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기간만큼 사용하고, 수요가 바뀌면 옮겨 다시 쓰는 방식으로 도시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