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장기전세주택 거주자의 만기 연장 요구에 대해 “비양심적인 억지”라며 불가 방침을 다시 한번 못 박았다.
오 시장은 8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기전세에서 내 집으로, 서울의 주거 사다리 희망 토크’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장기전세주택을 통해 내 집 마련에 성공했거나 준비 중인 입주민·퇴거자, 주거·부동산 전문가 등 13명이 함께했다.
오 시장은 “(거주 기간 만기 이후에도) 더 살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시끌시끌한 상황”이라며 “이는 비양심적인 억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전세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대기자가 많고 이들 역시 서울 시민이기 때문에 서울시는 만기 후 퇴거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20년을 채우지 않고 자발적으로 내 집을 마련해 성공적으로 이주하신 분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0∼19일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기전세주택 시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9%가 20년 만기 거주자의 퇴거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년 만기 문제는 장기전세주택을 더 공급해서 해결해야 한다”며 “막대한 입주 대기 리스크를 고려할 때 만기 연장은 서울시에 엄청난 부담이 되는 선택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 전국 최초로 중대형 장기전세주택을 도입한 이래 현재까지 총 3만8296호를 공급해 누적 4만5715가구의 주거 안정을 지원해 왔다. 올해 기준 장기전세주택의 평균 보증금은 2억9300만 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7억1178만원)의 약 41% 수준에 불과하다.
낮아진 주거비 부담은 입주 가구의 저축과 청약 준비로 이어졌다는 것이 서울시의 분석이다. 2022년 SH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 입주 가구의 69.9%가 매월 평균 62만5000 원을 저축하고 있었으며 청약통장 보유율도 83.7%에 달했다.
또한 2016∼2021년 퇴거한 1708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은 8년 4개월이었고 이 중 72%가 자가 주택을 마련해 이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공공임대주택 퇴거자의 자가 거주 비율(60%)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치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20년 만기를 채운 초기 입주 가구의 퇴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내년 310호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약 9300호를 반환받을 예정이다. 해당 주택들은 청년 및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재공급되며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 없이 원칙대로 재공급하되 만기 가구의 안정적인 이주를 위해 사전 상담과 현장 설명회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장기전세주택은 주거 걱정을 덜고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라며 “내 집을 마련해 비워진 주택이 다음 무주택 시민의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기전세주택이 서울시민 희망의 주거 사다리로 단단히 자리 잡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