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다음에는 올림픽공원인가요? 이러다 한강 부지까지 메우겠어요.”
정부가 용산공원 부지 내 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방침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반환 부지 전체를 온전한 녹지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관련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돌파하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대에 오르게 됐다.
5일 국회 전자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은 공개 이후 가파른 동의 숫자를 기록하며 전날 기준 5만1813명을 기록 중이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후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공식적으로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어 심사를 받게 되는 요건을 갖추게 된다.
이번 청원을 제기한 청원인은 국회에 상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즉각적인 부결과 더불어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한 공원 부지 일대의 주택 공급 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국회가 제정 당시 합의했던 ‘반환 부지 전체의 공원화’라는 대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다.
청원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법 개정이 캠프킴 등 일부 부지에 한정된다고 설명하지만 녹지 확보 기준 자체가 완화될 경우 그 여파는 국지적 수준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부분 개방돼 운영 중인 용산어린이정원 일대까지 대규모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결과적으로 공원 전역이 순차적으로 잠식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심각한 토양 오염 정화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주택 공급 수단으로서 실효성이 낮고 한번 훼손된 도심 대형 녹지는 영구히 되돌릴 수 없으므로 공원 외의 대체 부지를 통한 공급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회에 계류된 개정안의 성격을 두고 세부적인 구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캠프킴을 비롯한 용산공원 주변의 복합시설조성지구를 개발할 때 공원 및 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 용산어린이정원 등 공원 본체 부지에 직접적인 아파트 건설을 허용하는 법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지자체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주택 공급 추진 의지를 거두지 않고 있으며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가 공개 석상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청년 주택 공급 활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갈등에 불을 지폈다.
반면 서울시와 용산구 등 지자체는 도심 녹지 축 보존과 국가적 자산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명확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김윤덕 전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 시장은 지난달 두 차례 회동을 가졌으나 용산공원 활용안에는 합의하지 못했고 서울시가 제시한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대안으로 검토하는 선에 그쳤다.
당초 이번 주 3차 회동이 추진됐으나 지난달 말 홍지선 국토부 제2차관이 신임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실무진 차원의 대체 부지 검토는 이어지겠지만 핵심 쟁점을 조율할 고위급 협의는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야 본격 재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