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저가 지역의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중랑구가 이미 2022년 초 전고점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기존 최고치를 아직 회복하지 못한 서울 자치구는 강북구(102.7)·도봉구(102.1)·노원구(103.0)·은평구(101.9)·금천구(102.3) 등 5곳이다.
서울 중저가 지역은 2021∼2022년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세입자와 무주택자들이 매매시장으로 돌아섰다. 당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덜한 중저가 지역에 수요가 집중됐고,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도 활발했다.
임대차 2법→전세 품귀→매매 쏠림…중저가 순환매 가속
이들 지역은 이후 일정 기간 약세를 보이다가 올 상반기부터 다시 대출 규제와 전세 품귀 현상이 겹치며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랑구는 같은 기간 매매가격지수 103.3을 기록, 4년여 만에 전고점(102.9)을 돌파하며 서울 중저가 지역 중 가장 먼저 ‘신고가’ 영역에 진입했다.
작년 10·15 대책으로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차등화된 바 있다. 이들 지역은 10억원 아래 매물이 많아 대출을 활용한 진입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셈이다.
중랑구, 거래 회전율 서울 2위…“매매시장 가장 활발”
실제 매매시장 활성화 정도를 보여주는 거래 회전율에서도 중랑구는 서울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올 7월 기준 통계를 보면 은평구(0.72)가 서울에서 가장 높았고, 중랑구(0.65)가 2위를 차지했다. 강북구(0.47), 동대문구(0.45), 노원구(0.43) 등도 높은 편이었으나, 중랑구는 이들과 비교해도 거래가 매우 활발한 편에 속한다.
실수요 중심인 중저가 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는 8·13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기혼자의 ‘결혼 페널티’를 줄이고, 청년·무주택자에게 유리한 대출 환경을 조성한 바 있다. 신혼부부 보금자리론의 경우 부부 합산 소득 요건 외에 1인 소득 기준을 추가해 대출 문턱을 낮췄고, 대출 총량관리 증가율 목표치도 1.5%에서 3.0%로 확대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까지 두 차례 연속 인상했지만, 급격한 상승이 아닌 데다 기존 대출금리도 낮지 않은 수준이라 실수요 중심인 중하위권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중하위권 상승세를 견인한 2030세대와 무주택자들의 매수세가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이 확고한 편”이라며 “대기 수요도 꾸준한 것으로 보이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올해까지는 지금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