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폭 커진 서울 아파트값
서울 상승률 0.22%→0.29%
노도강 등 외곽 0.5% '쑥'
영통·수지·기흥·동탄도 활활
세제개편 발표 세금부담 커진
강남·서초는 3주째 하락 국면
압구정 등 재건축 호가 급락고가주택이 몰린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이 3주 연속 하락했지만 서울 집값 상승폭은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직전보다 더 커졌다.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이 가파르게 오르며 강남을 대신해 상승세를 이끌고 있어서다. 경기에서도 삼성전자 통근 수요가 두터운 '반도체 셔세권'이 다시 뛰면서 수도권 집값 상승축이 강남 밖으로 확산하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 주(2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비거주 1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상승률이 0.21%, 0.22%로 주춤했지만 이번 주 다시 오름폭을 키웠다.
◆ 세금 무풍지대 중저가 아파트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서초구를 제외한 23곳의 아파트값이 모두 올랐다. 특히 중랑구가 0.56%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강북구가 각각 0.55%, 도봉·노원구가 각각 0.54%, 서대문구 0.53%, 강서구 0.50% 등 서울 외곽이 일제히 0.5%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지역에서는 15억원 안팎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도 이어지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114㎡는 지난 19일 13억6000만원, 같은 단지 전용 59㎡는 지난 13일 1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노원구 '태릉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도 지난 17일 14억4500만원에 손바뀜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강서구 '등촌아이파크' 전용 85㎡도 지난 20일 13억7000만원, 관악구 '관악드림타운' 전용 60㎡는 지난 22일 1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외곽 지역의 지속적인 강세는 무주택 1인가구와 신혼부부 등의 실수요 유입으로 추정된다"며 "보금자리론 소득자격 인정요건 완화 등 2030세대 무주택자에게 완화적인 금융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15억원 이하 중하위 지역들이 서울 가격 상승을 지속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8·13 공급대책에도 실제 신규 주택이 공급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매수하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삼성 사내대출로 '셔세권' 부활
경기 아파트값도 0.23% 올라 전주(0.15%)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삼성전자 사업장 통근 수요가 두터운 경기 남부 '반도체 셔세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원 영통구는 0.75% 올라 전주(0.30%)보다 상승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용인 수지구도 0.30%에서 0.66%, 기흥구는 0.33%에서 0.63%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화성 동탄도 전주 0.12%에서 0.54%로 상승률이 크게 뛰었다.
이들 지역은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과 평택캠퍼스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두터워 통근 셔틀버스 접근성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이른바 '셔세권'이 형성돼 있다. 지난 7월 초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반도체 업황 호조와 삼성전자 사내 주택대출 등 추가 유동성 유입 기대가 매수심리를 다시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 압구정 아파트 호가 9억원 내려
반면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서초구는 3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구는 0.11% 떨어져 전주(-0.05%)보다 낙폭이 커졌고, 서초구는 0.05% 내려 전주(-0.09%)보다 하락폭을 줄였다.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매물이 늘고 거래는 뜸해지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를 낮추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3구역 내 '현대6·7차' 전용 144㎡ 매물은 지난 4일 75억원에 등록됐지만 이날 66억원으로 호가가 9억원 낮아졌다. '대치미도1차' 전용 84㎡ 매물도 지난 26일 38억5000만원에 나온 뒤 1억5000만원 낮춰졌다. '상록수아파트' 전용 84㎡ 역시 이달 들어 호가가 1억원 내려갔다.
고가주택을 겨냥한 세제 강화로 강남권이 조정을 받는 사이 서울에서는 노도강 등 중저가 지역, 경기에서는 반도체 셔세권이 상승세를 이어받는 모습이다. 강남 집값 하락에도 수도권 전체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배경이다.
[진영화 기자 /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