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건설사 폐업 2800곳 육박
전년 같은기간 대비 26% 급증
늘어난 580곳 중 515곳 非서울
준공후 미분양 84% 지방 집중대구 3위 중견 건설사 태왕이앤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올해 들어 폐업을 신고한 건설사가 2800곳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2곳 가까이 문을 닫은 셈이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적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 위기가 영세업체를 넘어 지역 중견사로 번지는 모습이다.
25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폐업을 신고한 건설사는 279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18곳보다 26.1% 늘었다. 하루 평균 11.8곳꼴이다. 현재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연간 폐업은 4300곳 안팎으로 2014년 이후 12년 만에 다시 4000곳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폐업 신고는 352곳으로 전년 동기 287곳보다 22.6% 늘었다. 서울 외 지역은 2446곳으로 26.7% 증가했다. 올해 전체 폐업 증가분 580곳 가운데 515곳이 서울 밖에서 발생했다.
건설업 침체는 지역 중견업체로까지 번지고 있다. 올해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전국 67위인 태왕이앤씨는 지난 21일 대구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해 54위에서 13계단 내려왔지만 대구에 본사를 둔 건설사 가운데 HS화성과 서한에 이어 세 번째로 순위가 높은 업체다. 태왕 측은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악화를 회생 신청 배경으로 꼽았다.
지역 건설사를 짓누르는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는 좀처럼 줄지 않는 미분양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6만7464가구 중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물량은 4만8694가구로 72.2%를 차지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2만9786가구 가운데 2만5091가구, 84.2%가 지방에 몰려 있다.
지역별 준공 후 미분양은 대구가 3575가구로 가장 많았고 부산 3292가구, 경남 3226가구, 경북 2973가구, 충남 2372가구 순이었다.
올해 들어 지역 건설사의 회생 신청도 이어지고 있다. 1월에는 '삼일파라뷰' 브랜드를 운영하는 전남광주 장성의 삼일건설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전남광주의 중견 건설사인 유탑그룹 계열 유탑건설·유탑엔지니어링·유탑디앤씨도 지난 5월 광주회생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지난해 회생을 신청했던 영무토건의 자회사 홍진건설은 지난 6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는 계속 오르지만 주택 수요가 약한 지방 사업장에서는 이를 분양가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양가를 올리면 미분양 위험이 커지고, 낮추면 사업성이 무너지는 딜레마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면 개별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협력업체와 계열사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지역 대표 중견사까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건설업계의 자금경색이 지역 건설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