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공원 주택공급 대안 제시
“용역 끝내고 사업자 적격성 검토”
500가구이하 자치구 권한이양도 쟁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용산공원 주택 공급 문제를 놓고 두 번째 회동을 갖는다. 지난 20일 만나서 입장 차만 확인한 지 엿새 만이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대신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에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는 방안도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 시장은 25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0차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세미나’에 참석한 후 “용산공원에서 논의되는 부지보다 용량이 크고 주거 환경도 훨씬 좋은 대안을 찾아냈다”며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공개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지어진 지 40년가량 된 하수처리시설로 서울시는 2년 전부터 시설 현대화와 이전 방안을 검토해왔다.
서울시는 물재생센터를 다른 곳으로 옮긴 뒤 확보되는 40만~50만㎡ 부지 가운데 절반가량에 주택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나머지에는 공원과 피지컬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시설을 넣어 가칭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가칭)’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3000가구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마스터플랜팀을 구성해 용역도 끝냈고 현재 민간사업자 적격성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급조된 대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업 기간도 용산공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주장이다. 용산공원은 미군으로부터 부지를 모두 돌려받은 뒤 토양 정화와 도시계획 변경, 각종 인허가를 거쳐야 해 착공까지 8~10년이 걸린다. 탄천물재생센터도 이전에 4~5년, 주택 건설에 4~5년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기획재정부 심의 등에 협조하면 1~2년가량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일부를 손대지 않고도 청년의 일자리와 주거가 결합한 단지를 만들 수 있다”며 “정부가 급조한 용산공원 활용 방안을 철회하고 탄천 대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권한 이양도 회동을 앞두고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당정은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넘겨 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를 “위험천만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비사업 절차 9개가운데 시가 맡은 것은 정비구역 지정 심의와 통합심의 2개 뿐이다.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나머지 7개는 이미 자치구 권한이다.
오 시장은 “권한을 자치구별로 나누면 교통·상하수도·전기 등 광역 기반시설을 고려한 도시계획이 어려워지고, 구청장의 성향과 행정 역량에 따라 사업 속도 차이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구 창신동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 지정이 지연되는 사례도 들었다.
서울시는 2차 회동을 앞두고 여론전에도 나섰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 서울시민 63.9%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또 오 시장이 직접 용산어린이정원을 돌며 개발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 ‘일타시장’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