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 평균 전셋값이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아파트와 유사한 구조를 갖춰 실거주 대안으로 꼽히는 이른바 ‘아파텔’이 전체 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한 반면 원룸 위주의 초소형 오피스텔은 가격이 하락하며 뚜렷한 양극화 흐름을 나타냈다.
24일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셋값은 2억3737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12월의 2억3659만원보다 약 78만원 높으며 전월(2억3628만원)과 비교해서는 0.46% 상승했다.
이번 가격 상승은 전용면적 60㎡ 초과 85㎡ 이하의 중대형 오피스텔이 주도했다. 해당 평형의 이달 평균 전셋값은 4억7236만원으로 전월(4억6305만원) 대비 2.01% 급등했다.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오피스텔 역시 8억1689만 원으로 0.53% 올랐다.
반면 주로 1인 가구가 이용하는 전용 30㎡ 이하 초소형 오피스텔은 1억6634만원으로 전월보다 0.08%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중대형 오피스텔로 수요가 집중된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지목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이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었고 이로 인해 아파트 전세 매물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02개로 지난해 말(2만3263개)과 비교해 12% 이상 감소했다.
아파트 전셋값 자체의 가파른 오름세도 세입자들을 오피스텔로 밀어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1.1% 올라 오피스텔 상승률(0.46%)의 두 배를 웃도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전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방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고 아파트와 비슷한 주거 여건을 갖춘 중대형 오피스텔을 차선책으로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신규 입주 물량까지 크게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지난 2021년 2만 1128실에 달했으나 올해는 1700실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은 얼어붙은 반면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이달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84.2%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셋값이 매매가에 근접할 정도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세 시장의 불안과 공급 부족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주거용 오피스텔, 특히 교통 여건이 우수한 역세권과 편리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