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두고 비거주 1주택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제도 보완 및 규제 완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주택 보유라는 타이틀을 가졌음에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세금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던 이들이 구사일생할 수 있을지 부동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8·3 세제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비거주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양도소득세(양도세) 양쪽에서 동시에 세제 혜택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종부세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대폭 낮아지며 세 부담 상한선 역시 150%에서 200%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또한 양도세 부문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보유기간 공제가 아예 폐지되면서 직장 근무나 취학 등 부득이한 사유로 본인 소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이들의 세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다만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폭증하자 정치권이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열린 제10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거주와 비거주 여부를 기계적으로 나누어 징벌적 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보완책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한꺼번에 높이는 장치를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9.13%, 서울은 18.60% 오른 상황에서 기본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상향이 겹치면 종부세 부담 증가 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종부세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정부안인 9억원보다 높여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거나 거주·비거주 구분 자체를 없애 실거주자와 같은 기본공제를 적용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150%에서 200%로 높인 세 부담 상한선을 낮추는 방안과 양도세 장특공제의 보유기간 공제를 일부 유지·조정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논의되는 분위기다.
양도세 측면의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 범위 확대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기존에 엄격하게 인정되던 취학, 근무지 이전, 질병 치료 외에도 육아 및 가족 돌봄, 주택 리모델링 이주 등 현실적인 주거 이동 사유를 폭넓게 수용하여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 역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자칫 전·월세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유발하고 나아가 임대차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꾸준히 지적해 왔다. 실수요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파생되는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당정이 입법예고 기간 접수된 국민 의견을 수렴해 보완 입법 및 시행령 개정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은 팔 수 밖에 없을 때까지 세금을 크게, 계속 올린다’는 식의 정부정책이 된다면 그 정도에 따라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특정 계층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실거주 및 장기거주’ 요건이 제도적으로 부각된다면 개인 입장에서 집을 쉽게 사고팔기가 더 어려워져 결과적으로 시장 거래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