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11개 지구·20만9270가구
“신규공급 보다 먼저 풀어야”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승인을 받고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착공하지 못한 주택이 전국에서 20만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나선 가운데 이미 승인을 마친 사업의 보상과 기반시설 조성, 관계기관 협의부터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업승인 이후 아직 착공하지 못한 LH 주택은 전국 111개 지구, 총 20만9270가구로 집계됐다. 분양주택이 10만1634가구, 임대주택은 10만7636가구다. 해당 사업의 대지면적만 865만8505㎡으로 여의도 면적의 약 3배에 달한다.
오래 전 승인을 받고도 첫 삽을 뜨지 못한 물량도 상당하다. 2022년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미착공 주택은 2만3802가구에 달한다. 승인 물량 중 2023년 3만1720가구, 2024년 7만5847가구, 2025년 7만2574가구가 아직 착공하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미착공 사업이 집중됐다. 전체 111개 지구 가운데 서울·경기·인천이 63곳으로 56.8%를 차지했다. 경기가 41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8곳, 충남·전북 각 7곳, 경남 5곳, 인천 4곳 순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업승인 이후에도 실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토지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존 건축물·지장물 보상이 끝나지 않았거나 도로·관로 등 기반시설이 조성되지 않은 ‘토지여건 미성숙’으로 미착공된 주택이 16만7283가구로 전체의 79.9%에 달했다. 지자체 사업비 분담이나 지역 민원 등 관계기관 협의가 끝나지 않은 물량도 4만1987가구(20.1%)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대책을 통해 2026~2030년 LH 직접시행으로 5만33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13 대책에서도 공공택지 사업 절차를 병행·단축해 착공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LH는 현재 직접시행을 위한 설계·시공사 선정과 부지 조성 등 사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 의원은 “정부 계획에는 ‘최대한’,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는 선언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 LH가 향후 5년간 직접시행을 통해 5만3300호를 실제 착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며 “새로운 물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사업승인을 받고도 장기간 미착공 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업부터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