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부담에 강남·서초 집값 낙폭 2배로
매물 증가분 5000건중 절반이 강남3구
성북·서대문·중랑은 0.4%↑ ‘온도차’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매물이 5000건 가까이 늘었다. 늘어난 매물의 절반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나왔다. 보유세 부담이 커진 강남권 집주인들이 양도소득세가 오르기 전 호가를 수억 원씩 낮춰 매물을 내놓으면서 강남·서초 아파트값은 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성북·서대문·중랑 등 서울 중저가 지역은 한 주 만에 0.4% 넘게 오르며 서울 안에서도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20일 부동산 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252건으로, 초고가·비거주 주택 소유주를 겨냥한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6만409건)보다 8%(4843건) 증가했다. 매물 증가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 집중됐다. 이 기간 강남 3구에서만 매물이 2322건 늘어 서울 전체 증가분의 47.9%를 차지했다. 강남구 한 곳에서만 1041건이 증가했다.
◆ 재건축도 신축도 호가 ‘뚝’강남권 매물 증가는 호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11·12차) 전용면적 108㎡ 매물은 지난 7일 65억원에 나온 뒤 12일 63억원, 18일 60억원으로 열흘 새 5억원이 낮아졌다. 같은 단지 동일 평형의 다른 매물은 지난 19일 63억원에 등록됐는데 집주인은 당일 호가를 4억원 낮췄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 매물은 지난달 31일 33억원에 나온 뒤 지난 14일 5000만원, 19일 6000만원을 추가로 낮춰 현재 31억9000만원에 등록돼 있다. 전용 84㎡ 매물도 지난 8일 36억원에 나왔다가 이틀 뒤 35억원으로 1억원 낮아졌다.
신축도 예외는 아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는 올해 들어 주로 40억원대 후반에 거래됐지만 현재 최저 호가는 39억5000만원이고, 매물 대부분이 40억원 초반대에 몰려 있다. 전용 74㎡ 매물 중에는 지난 11일 57억원에 올린 당일 호가를 3억원 내린 사례도 나왔다.
◆ 호가 내려도 매수자는 관망강남 아파트의 호가 하락에도 거래는 크게 줄었다.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인 이달 4일부터 19일까지 강남 3구에 접수된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총 187건으로, 하루 평균 11.7건에 그쳤다. 지난달 강남 3구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총 579건, 하루 평균 18.7건이었다. 한 달도 안 돼 하루 평균 신청 건수가 37.4% 줄어든 것이다.
강남권 주택시장에 매물이 쌓이면서 집값 하락세도 가팔라지는 중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셋째 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0.02%에서 이번 주 -0.05%로, 서초구는 -0.04%에서 -0.09%로 낙폭이 확대됐다. 두 자치구 모두 지난주 하락 전환한 뒤 2주 연속 내림세다. 송파구는 0.12%에서 0.10%로 상승폭이 줄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흐름이 엇갈렸다. 용산구는 0.12%에서 0.03%로, 성동구는 0.14%에서 0.09%로 상승폭이 축소된 반면 마포구는 0.20%에서 0.29%로 오름폭이 커졌다.
◆ 강남 지고 강북은 뜨고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22% 올라 8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오름폭은 전주(0.21%)보다 소폭 커졌다. 강남권이 주춤한 사이 상승세는 강북권이 이끌었다. 성북구가 0.45% 올라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서대문구와 중랑구가 각각 0.44%, 강북구와 중구가 각각 0.41% 상승했다.
종로구는 전주 0.21%에서 이번 주 0.36%로 상승폭이 0.15%포인트 확대됐고 도봉구도 전주 대비 0.14%포인트 오른 0.3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동구 오름폭도 0.13%에서 0.22%로 커졌다.
경기 아파트값도 오름폭이 커졌다.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0.14%에서 이번 주 0.15%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광명시가 0.47%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성남 분당구(0.42%), 용인 기흥구(0.33%), 하남시(0.3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방에서는 부산(-0.01%)과 강원(-0.02%)이 하락 전환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서초가 2주째 하락하고 송파도 상승률이 크게 축소되는 등 강남 3구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급매물 출회와 수요자 관망세가 가격에 반영되는 모습”이라면서 “반면 서울 중위·외곽지역은 대출 한도 축소로 거래가 둔화됐지만 매매·전월세 매물이 모두 부족해 매도 호가 하락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