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경 수석, 청년주택 공급 검토 언급
“민간에 팔아 나눠주기는 힘들어”
정부가 서울 한복판의 대규모 녹지인 용산공원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공식 언급했다. 당초 거론되던 용산 어린이정원에 국한하지 않고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활용 가능한 부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90만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용산공원의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서울시와의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은 19일 정부가 서울 도심 대규모 녹지인 용산공원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이 금싸라기 땅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이날 TV조선 ‘뉴스 퍼레이드’에서 “이 큰 땅을 다 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규모이며, 이를 관리하기도 어렵다. 어떻게 쓰는 것이 제일 좋을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원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했을 때 의미가 있는데, 용산 어린이정원 쪽은 이용하는 분이 많지 않다”며 “센트럴파크처럼 만들고 싶어도, 땅에 오염물질이 많아 이를 제거하는 데에도 조 단위의 돈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주택을 그곳에 만든다고 해서 공원을 안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대신 공원은 적당한 규모로 있는 것이 이용도가 높고, 동시에 후손들에게 좋은 거주 공간도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원도 조성하고, 일부 단지에는 임대주택을 조성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어느 부분은 공원이 될 수 있고, 또 어느 부분은 임대주택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청년주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기본적으로 (주택을) 민간에 팔아서 나눠주는 식으로 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원을 별도의 용도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물음에도 “공익적인 목적이 있을 경우 심의를 거쳐 제척할 수 있는(예외를 허용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전날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문제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견을 보인 것에는 “저희가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 시장은) 사업성을 높여달라는 얘기를 한 것인데, 그러면 집값이 오르는 데 영향을 주지 않을지 짚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월세 대책에 대해서는 “공급이 줄며 전월세 시장에 압박이 있는 게 사실이다.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제 개편이 전월세난을 더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정과세의 측면에서 세제 개편을 한 것이고, (그 부담이) 전월세 쪽에 전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출규제 정책 등에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저희가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부동산에 과도하게 몰리는 금융을 생산적 부문으로 돌리겠다는 기조는 일관된 것”이라며 “다만 중간중간 억울한 케이스가 나오면 핀셋식으로 보완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 방안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면서, 여권 내에서는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민의힘 서울시당과 서울시는 이날 정부가 발표한 ‘8·13 부동산 대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한 토론회를 함께 연다.
오 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8·13 부동산 대책과 세제 개편안,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방안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