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속도 압축 핵심…주택공급 공백 한계
서울 오름폭 둔화했지만…양극화 심화돼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수년이 걸리는 만큼 오히려 금융 완화 효과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30년까지 8만9000호 신속 착공
17일 정부가 발표한 8·13 공급대책의 핵심에 따르면 택지사업의 단순 공정 관리를 넘어 택지 조성절차 자체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정부가 ‘닥공(닥치고 공급)’을 외쳤지만 사업 지연 등으로 장기간 소요되는 공공택지개발 절차를 단축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데 따라서다.
3기 신도시 기준 지구 발표 후 주택착공까지 평균 68개월이 소요됐다면 앞으로는 신규 택지개발부터 착공까지 기간을 37개월로 절반 가까이(31개월) 단축한다는 게 정부 목표다.
3기 신도시나 서리풀지구 등 기존 지구는 사업추진 단계에 따라 최대 1∼2년 조기화하고, 2030년까지 8만9000호의 신속 착공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앞으로 개발하는 신규 택지는 인허가부터 부지확보, 보상, 부지 조성까지 택지 조성 단계별 절차를 병행 또는 조기화하는 최단기 착공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물량 발표보다 속도를 정책상품화한 것에 가깝다”며 “공공택지 착공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압축하겠다는 프로세스 혁신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다만 속도를 높여도 당장의 공급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이번 공급 목표 상당 부분이 ‘입주’가 아닌 ‘착공’ 기준이어서 실제 주택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추가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동성 확대’ 신호 우려…중하위권 몰릴까
특히 공급과 금융이 작동하는 시차는 단기 시장의 변수로 우려된다. 실제 주택이 공급되기 전에 금융 완화로 수요가 먼저 살아나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을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것은 공급 과정의 자금 병목을 해소하는 데 필요하지만 시장에서는 ‘유동성 확대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우려다. 대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울 중하위 지역이나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서울 전체 아파트값 오름폭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둘째 주(10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21%로 전주(0.25%)와 비교해 오름폭이 줄어든 바 있다.
이 기간 강남 3구와 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0.05% 올라 지난주(0.09%)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동남권 아파트값은 7월 첫주(0.25%) 이후 5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강북구의 경우 중구(0.54%)는 신당·황학동 대단지 위주로, 중랑구(0.52%)는 신내·묵동 주요 단지 위주로, 성북구(0.49%)는 돈암·하월곡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강북 14개구가 0.36% 상승하며 뚜렷한 온도차가 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