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부읍 현장 가보니
열차 배차간격 길고 도로 정체
주변 왕숙·양정까지 입주 앞둬
일부 "보상 받아도 갈 곳 없어"
정부가 2만10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를 발표한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가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발표 하루 만에 도심역 인근 아파트 집주인이 호가를 2000만원 올리는 등 주변 주택시장에서는 교통·생활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에 대한 기대가 번지고 있다. 반면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심각한 출퇴근 교통난이 왕숙·양정역세권 개발과 맞물려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4일 찾은 도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집주인이 '강변스타힐스' 전용면적 59㎡의 호가를 기존 6억7000만원에서 6억9000만원으로 2000만원 올렸다. 신규 택지 개발로 역세권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도곡리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도심역과 덕소역 인근에 아파트가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며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면 교통과 생활 인프라도 함께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개발 기대감과 함께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히는 것은 교통이다. 와부읍에서 서울로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은 제한적이다. 신규 택지와 가장 가까운 철도역은 경의중앙선 도심역이지만 배차 간격이 길다. 출근 수요가 몰리는 오전 7~8시에는 급행을 포함해 9개 열차가 정차하지만 오전 8~9시에는 3개로 줄어든다. 잠실이나 강남으로 출근하는 주민들은 광역버스나 승용차를 주로 이용하지만 도로 사정도 녹록지 않다. 팔당대교IC와 덕소삼패IC, 수석IC 일대는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심하다. 특히 수석IC는 다산신도시 입주 이후 교통량이 크게 늘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도심역 인근 신축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A씨는 "평일 오후에는 잠실까지 차로 30분이면 가지만 출근 시간에는 1시간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며 "다산신도시 입주 이후 교통체증이 더 심해졌는데 앞으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변 대규모 개발까지 겹친다. 인근 양정역세권은 내년부터, 3기 신도시인 왕숙지구는 후년부터 입주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와부읍 신규 택지 2만1000여 가구까지 더해지면 교통망 확충이 입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선입주 후교통'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광역교통 대책을 마련해 철도망 연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기존 사업부터 일정이 밀리고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사업인 강동하남남양주선은 당초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했지만 2031년으로 늦춰졌다.
토지보상도 변수다. 정부는 2030년 착공한다는 목표지만, 신규 택지 상당 부분이 그린벨트 농지여서 수십 년간 이곳에서 농사를 짓거나 생업을 이어온 주민들과의 보상 협의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와부읍 그린벨트에서 농사를 짓는 70대 이 모씨는 "할아버지 이전 세대부터 이 땅에서 농사를 지어왔는데 갑자기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의료시설 등을 생각하면 서울과 가까운 곳에서 계속 농사를 짓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금으로는 근처에서 다시 땅을 구하기 어려울 것 같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15년 넘게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60대 주민도 "평생 여기에서 살 생각으로 식당을 운영하며 거주하고 있는데 정부 발표를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다"며 "앞으로 무엇을 해서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남양주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