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빌라 매매가격
지난해 상승폭의 2.4배 달해
강남 상승률이 강북 웃돌아
신축 빌라 주택수 산정 제외
정부대책이 매수 자극할수도무주택 실거주 수요자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빌라(연립주택)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 서울 빌라 매매가격 상승세는 지난해의 2배를 훌쩍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에 집중된 규제를 피해 투자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8·13 공급대책에서 소형 신축주택의 주택 수 제외 특례까지 연장하면서 빌라 매수세가 한층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7월 1.96%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83%)의 2.4배에 달했다. 상승세는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 연립 매매지수의 반기별 상승률은 지난해 상반기 0.68%에서 하반기 1.26%, 올해 상반기 1.63%로 연속 확대다.
◆ 아파트 규제 피해 빌라로
가격 수준도 최고치를 새로 쓰는 중이다. 7월 서울 연립 평균 매매가격은 3억5813만원으로 2022년 11월 KB부동산 통계 개편 이후 가장 높았다. 빌라시장이 바닥을 지나던 2024년 1월(3억2851만원)과 비교하면 2년 반 새 3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이는 토지거래허가제 등 서울 아파트 매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조달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매수 수요가 빌라로 옮겨간 결과로 풀이된다.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강남권 빌라다. 최근 2년간 강남 11개 구 연립 매매지수 상승률은 4.48%로 강북 14개 구(4.08%)를 웃돌았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실린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연립 전세가격지수는 올해 1~7월 1.39%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는 지난 6월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수급지수가 113.0까지 올랐다. 2016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치다.
다만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빠르게 뛰면서 서울 연립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월 68.44%로 2018년 12월 이후 7년7개월 만에 최저로 내려왔다.
전셋값이 주택의 거주 가치를 반영한다면 매매가격에는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다.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동시에 오르는데 전세가율은 하락한다면 빌라 매매가격에서 상승 기대감이 차지하는 몫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격 상승 기대감이 낮아 매매가 대부분이 거주 가치로 설명되던 빌라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자산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는 빌라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는 조치도 담겼다. 개인이 소형 신축주택(아파트 제외)을 구입하면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해주는 특례가 2028년 12월까지 1년 연장됐다.
◆ 세제 특례 연장이 매수세 자극할까
2024년 1월부터 2028년 12월 사이 준공된 전용면적 60㎡ 이하, 취득가격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 신축주택을 이 기간 최초로 구입하는 경우가 대상이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2028년 이후 추가 연장도 검토할 계획이다.
사업자들이 소형 주택을 안정적으로 지을 수 있도록 돕는 공급 진작책이지만, 다주택자가 세 부담 없이 빌라를 사들일 길을 넓혀준 만큼 달아오른 매매시장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례 대상은 신축이지만 신축 가격 상승이 인근 구축 시세로 옮겨붙을 수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인 도심 정비사업 신속화 역시 재개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문제는 이러한 빌라값 상승의 부담은 청년·서민층에 집중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정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전체 주택의 51%(200만호)가 빌라 등 일반주택이고,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서울 20·30대 가구의 67.9%가 오피스텔을 포함한 일반주택에 산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