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이 번호로만 문자 예약이 가능합니다. 한도가 소진된 경우 그 이후 분들에게는 따로 연락이 가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 입주민들이 받은 문자 내용이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1000억원 규모의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하자 ‘선착순’ 대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하나은행은 디에이치방배 입주민들에게 각각 집단대출 본점 승인이 완료됐으니 예약 시간에 맞춰 대출 신청을 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문제는 디에이치방배가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인 만큼 5개 은행이 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잔금대출 총한도는 5000억원 안팎에 그친다는 점이다. 단순 계산으로 가구당 평균 1억67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배정된 한도 자체가 실제 수요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보니 어느 은행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선착순’ 대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하반기 잔금대출 공급 여력이 줄어들어 은행들이 입주 단지별로 감정가와 분양가를 달리 적용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며 입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은행 마다 대출 기준이 달라질 경우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계획도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입주 시점 감정가가 40억원 수준으로 책정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이론상 대출 한도는 최대 20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반면 분양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출 가능액은 11억원대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 2024년 8월 본격 분양에 돌입한 디에이치 방배의 분양가는 59㎡이 최고 17억250만원, 84㎡이 22억4300만원, 101㎡ 25억원, 114㎡ 27억62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현재 84㎡의 호가는 40억원 수준이다.
현재 디에이치방배 조합과 관계기관이 입주자금 대출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지난달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대토론회에서 수원의 신축 아파트 ‘매교역 팰루시드’ 수분양자가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한 사연이 화제가 되며 잔금 대출난이 현안으로 부상했고, 당국은 핀셋지원으로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당국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을 소집해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 실수요자에게 잔금대출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는 은행권의 자율적 판단으로 팰루시드를 비롯한 일부 단지에 집단대출이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