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말 종료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금으로 다주택자와 비거주1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하고 있는데 세입자가 있는 집은 팔기가 어려워 정책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발표할 토허제 실거주 의무 유예 확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지난 6일 청와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토허제 탓에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기 어려운 상황과 관련해 “추가로 실거주 의무 유예를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일 비거주 및 양도차액이 높은 1주택자들의 양도소득세를 2028년부터 강화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또한 다주택자의 경우 2028년까지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내용도 담았다. 종합하면 비거주 및 양도차액이 높은 1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을 향해 ‘내후년까지 매도하지 않으면 세금이 올라간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5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있어 세입자가 있는 집은 매도가 어려운 상황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거주 목적으로 취득한 매수자는 토지거래허가 후 4개월 이내에 입주해 2년간 거주해야한다. 이를 어길시 취득가격의 최대 10% 수준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의 주택은 세입자를 받은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세법개정안과 토허제가 상충되는 상황이다.
현재는 5월 12일 기준으로 임대 중인 주택을 올해 12월 31일까지 무주택자가 매수를 위해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할 시 실거주의무가 유예된다. 그러나 세금은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라 그 전까지 매물 유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정부는 유예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유예 요건인 ‘5월 12일 기준 임대 중인 주택’도 날짜를 최신화해 범위를 넓히는 안도 고려 중이다.
다만 유예 연장과 조건 완화가 자칫 토허제를 무력화하고 갭투자 수요를 재차 부추길 우려도 있어 신중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재정경제부와 실거주 유예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확대 여부 등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