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유인 커진 비강남 중고가 주택
성북 10.6%·노원 9.7%·성동 8.7%
강북 전셋값은 올들어 이미 급등세
“3·4분위 주택에서 임차료가 ‘우주 대상승’할 겁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서울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이렇게 전망했다. 집을 세놓고 보유하는 것보다 직접 들어가 살 때 얻는 세제 혜택이 커지면서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고, 그만큼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으로 서울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집주인이 세제 혜택을 위해 직접 들어와 살 경우 기존 세입자가 집을 비워줘야 하는 이른바 ‘퇴거 공포’까지 거론된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보다 ‘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은 장기간 보유만 해도 일정한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 단순 보유에 따른 공제율은 없어지고, 거주 기간에 따른 공제 혜택은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다. 집을 세놓고 오래 갖고 있는 것보다 직접 들어가 사는 편이 세금 측면에서 훨씬 유리해지는 셈이다.
특히 초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보다 비강남권 중고가 지역에서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초고가 주택은 집값 상승에 따른 양도 차익이 커서 실거주만으로 세 부담을 줄이기 어렵지만, 마포, 성동, 강동 등 중고가 지역은 거주기간을 채우면 장기거주특별공제의 실익을 누릴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채 대표도 “4분위 이하 주택은 거주 실익이 굉장히 커졌는데 종부세 부담은 거의 없다”며 “어지러운 시장은 4분위 이하, 특히 3·4분위에서 생길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부동산 세제 변화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전에 서울 비강남권 전셋값이 이미 크게 올라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3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53%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1.27%의 5배가 넘는다.
특히 강북권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거세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성북구 10.64%, 노원구 9.74%, 성동구 8.76%, 도봉구 8.08%, 광진구 8.04% 순이었다. 성북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0.26% 오르는 데 그쳤고, 노원구 역시 1.25% 상승에 불과했다.
상승 속도도 만만치 않다. 8월 3일 기준 한 주간 성북구 전셋값은 0.49%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원구 0.42%, 금천구 0.38%, 강북구 0.33%, 마포·강동구 0.3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서초구는 0.08%에서 0%로, 강남구는 0.09%에서 0.01%로 상승세가 크게 둔화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6일 민주당 서울시당 부동산 정책 간담회에서 김영배 의원은 비거주 1주택자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오기형 의원도 보다 유연한 적용 방안을 포함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얼마나 보완될지가 전월세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