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李 대통령 요구한 보고서 공개
서울 주택공급 90%가 민간 정비사업
2031년 31만호 착공하면 주택 39%↑
이주비 대출 완화 등 규제 개선 건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일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전달한 ‘2차 정비사업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보고서에는 가용부지가 부족한 서울시에서 민간 정비사업이 주택공급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과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는데 필요한 규제 완화책 등의 내용이 강조됐다.
서울시는 7일 지난 5일 회동에서 오 시장이 김 정책실장에게 전달한 ‘2차 정비사업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오 시장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에서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현황 보고를 해달라”고 지시한 데 따라 준비됐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보고서와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보고서는 가용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시에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주택공급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3년간 서울 내 주택공급의 90% 이상을 민간 사업이 담당하고 있다. 정비사업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면서 속도가 빠른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진행한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가구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 역시 크게 많이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이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도 담겼다.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사업 전보다 주택 수가 36.4% 증가했다. 재개발을 통해서는 기존보다 27.4%, 재건축을 통해서는 44.2%의 주택이 추가로 공급됐다.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완료하면 253개 정비사업 구역에서 기존 주택 수보다 39.2% 늘어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 재개발 대상지에서는 기존보다 29.7%, 재건축에서는 48.5%의 주택이 공급된다.
또 보고서에서는 현재 서울이 겪고 있는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전 서울시장의 공급 억제 중심의 정책 기조 때문이라 진단했다.
당시 도시재생 중심으로 주택정책이 전환되면서 기존 정비구역 389곳이 대규모로 해제됐다. 그런데다 주거정비지수제가 도입되고 구역지정 단계 신설, 단계별 주민 동의 요건 강화 등으로 신규 정비구역 지정 요건이 까다로워졌다. 이로 인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재개발 신규 지정이 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정비사업은 구역지정부터 입주까지 십수년이 걸리는 사업이다. 과거에 해제되거나 지정되지 못한 정비구역 영향이 10여년이 지난 현재의 공급 부족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비구역 활성화를 위한 정부 규제 완화책도 제시됐다. 최근 LTV 강화 등 대출 규제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갈등으로 민간 정비사업의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최근 2년간 공사비 갈등이 발생한 정비사업지는 26곳에 달한다.
서울시는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및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1.2배 상향, 3년 한시 좋바원 지위양도 제한 유예, 이주비 대출규제 LTV 40→70% 완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75%→70% 완화 등을 건의했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호 착공 목표로 행정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현장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해 민간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주택공급을 앞당기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