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비사업 속도전
구로주공·도화우성 등 재건축
기존 5918가구서 8588가구로
용적률 완화·사업성 보정하자
공급물량 2670가구 확 늘어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5곳이 한꺼번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정부가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뒤 시장에서 주택 공급 확대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가용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이 가장 현실적인 주택 공급 수단이라고 강조해 왔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수권분과위원회를 열고 구로주공과 개포우성 1·2차, 번동주공 1단지, 도화우성, 신월5동 72 일대 등 5개 정비사업 정비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6일 밝혔다. 해당 사업지 5곳에서 총 9237가구의 주택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신규 정비사업 5개 안건은 모두 처음 상정됐는데 한 차례 심의에서 동시에 통과한 것은 드문 일이다.
◆ 사업성 보강해 9237가구 공급
계획안에 따르면 준공업지역에 있는 구로주공은 준공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재건축이 지지부진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개정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준공업지역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완화하고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하면서 재건축에 탄력이 붙었다. 기존 2126가구에서 공공임대주택 334가구를 포함한 최고 49층 3289가구로 재탄생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3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공급과 함께 구로차량기지 일대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서남권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고품질 주택 공급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남권에선 선경·미도와 더불어 '우선미'로 불리며 대치동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개포우성1·2차가 양재천 경관을 살린 최고 49층 1603가구로 탈바꿈한다. 작년 10월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시작한 지 약 10개월 만에 재건축 밑그림인 정비계획안이 마련됐다. 재건축을 통해 기존보다 463가구가 늘어난다. 공공주택 258가구 가운데 절반은 장기전세주택(미리내집)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강북권에선 강북구 번동주공 1단지가 재건축으로 최고 42층 2084가구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바뀐다. 번동 택지개발지구에서 추진되는 첫 재건축이다. 공공임대주택 119가구도 함께 공급된다.
마포구 도화우성아파트는 기존 1222가구에서 공공주택 160가구를 포함해 최고 35층 이하 1612가구로 재건축된다.
◆ 재건축 4곳 주택 45% 순증
노후한 단독·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는 양천구 신월5동 72 일대는 재개발을 거쳐 최고 14층, 649가구가 들어선다. 서울시가 지난 2월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6개월 만에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마쳤다. 시는 사업성 보강을 위해 제1종·제2종(7층) 일반주거지역에서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했다. 서쪽에서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1241가구)과 합치면 1890가구의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된다.
실제로 이번에 통과된 재건축 단지 4곳은 기존 5918가구에서 8588가구로 2670가구(45.1%)가 늘어난다. 기존 주민이 재입주하고도 2600가구가 넘는 주택이 추가로 공급되는 것이다. 공공임대와 장기전세주택 등 공공주택 871가구가 추가돼 공급주택 유형도 다양해진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용적률을 높이고 용도지역을 변경하면 기존 주택보다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다"며 "최근 정비사업의 가구 수 증가율은 재건축이 40%대, 재개발도 20%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다만 정비사업 공급 효과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의 시각차가 크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공공 주도의 도심복합사업과 국유지 활용, 그린벨트 해제 등 공공의 역할에 무게를 둔 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비사업은 사업 과정에서 기존 주택 멸실과 이주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