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서울 고가주택 가격
전년 동기比 25.2% 상승
34세 이하 청년 전체자산 중 주택 비율
2016년 22.9%→2024년 11.9%
“조세정책, 계층간 자산 격차에 영향”
서울 고가주택 시장이 지난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상승률 2위를 기록한 가운데, 지역·세대 간 자산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은 서울 상급지와 기존 주택 보유층에 집중된 반면, 청년층의 주택자산 비율은 8년 새 반토막 났다.
3일 국회미래연구원의 ‘자산 불평등과 보유세 중장기 개편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의 ‘프라임 글로벌 도시 지수’에서 지난해 3분기 서울 고가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상승했다.
이는 조사 대상 46개 도시 중 도쿄(55.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장기적으로 봐도 서울 상위 5% 고급 주거시장의 최근 5년 누적 가격 상승률은 80.9%로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서울 고가주택 시장의 상승세는 전국이나 도시 평균 주택가격지수에서 드러나지 않는 상급지 쏠림 현상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10여년 전 대비 서울과 비수도권의 주택가격 격차도 두 배에 육박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 가격은 2014년 비수도권의 2.22배 수준이었지만 2021년에는 4.62배까지 확대됐다. 이후 격차가 소폭 줄었지만, 2025년에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비수도권의 4.29배에 달했다.
보고서는 국내 주택가격 상승이 전국에 고르게 나타나기보다 수도권과 서울, 서울에서도 일부 상급지에 집중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주택 보유 여부뿐만 아니라 보유 주택의 위치와 규모가 가구의 자산 격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이 서울과 고가주택에 집중되는 사이 청년층의 주택자산은 갈수록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34세 이하 청년 가구의 전체 자산에서 주택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22.9%에서 2024년 11.9%로 11.0%포인트 줄었다. 8년 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이에 비해 동기간 50~64세 가구의 주택자산 비율은 56.7%에서 57.7%로 상승했다. 65~74세 가구도 63.7%에서 61.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청년층과 대조를 보였다.
절대 금액의 격차는 더욱 컸다. 2024년 청년 가구의 평균 주택자산은 약 4800만원으로 50~64세 가구(3억4800만원)의 14%에 그쳤다. 청년 가구와 50~64세 가구 사이의 주택자산 차이가 순자산 격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두 가구의 전체 순자산 격차도 빠르게 벌어졌다. 청년 가구와 50~64세 가구의 순자산 차이는 2016년 1억6000만원에서 2024년 3억3000만원으로 약 2.1배 확대됐다.
같은 기간 전국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약 1.6배 늘었다. 전체 가구의 자산이 함께 늘어난 속도보다 청년과 중장년층 사이의 격차가 더 빠르게 커진 셈이다. 보고서는 이를 청년 가구의 주택자산이 구조적으로 정체된 결과로 해석했다.
청년층의 제한적인 주택시장 진입도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에 따라 갈린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가 인용한 선행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3억원 이상 본인 입주용 주택을 구입한 20·30대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은 이른바 ‘영끌’ 매수자는 3.8~6.9%에 불과했다.
청년층 주택 구매의 상당 부분이 과도한 부채 동원보다 충분한 자기자금이나 부모 세대로부터의 자산 이전을 통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자산 불평등은 주택 보유 가구 내부의 격차보다 주택 보유 가구와 비보유 가구 사이의 격차에서 더 결정적으로 형성된다”며 “주택 부문의 조세정책은 계층 간 자산 불평등뿐 아니라 세대 간 자산 격차 확대와 가구 간 계층 고착화 문제와도 결합돼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