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트리니원에 자료 요구
내년 1분기에 결정·통지될듯
정비업계선 7억이상으로 추정
재건축 후반 단계 가장 큰 난관
사업성 타격·공급 위축 불가피
목동·여의도·분당 등도 영향권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트리니원(옛 반포주공3주구 재건축)이 이달 입주를 시작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의 부과 여부와 규모에 정비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래미안트리니원에 부담금이 실제 매겨지면 2018년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한 후 강남권 대형 재건축 단지에 적용되는 사실상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부담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정비사업을 상당히 압박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지난달 28일 반포주공 3주구 조합에 재건축 부담금을 결정·부과할 예정이라며 관련 자료 제출 의무를 안내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조합은 한 달 안에 공사비를 비롯한 개발비용 산출 내역과 조합원 주택 보유 현황 등 부담금 산정에 필요한 자료를 내야 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얻는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 사업 기간 중 집값 상승분에서 공사비, 조합 운영비 등 개발 비용을 제외한 초과이익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현행법상 부담금은 준공인가 날짜부터 원칙적으로 5개월 안에 결정·부과해야 한다. 결정과 부과·징수 권한은 지자체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리니원 부담금은 빠르면 올해 12월,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감면 절차 등을 거치면 내년 3월까지 결정될 수 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조합의 행정 편의를 위해 부담금 산출 자료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 강남 재건축 덮친 부담금 공포
재건축·재개발 업계에서 트리니원 사례를 주목하는 이유는 강남 대형 단지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서초구가 2020년 조합에 1인당 예상 재건축 부담금을 4억200만원으로 통보했을 당시에도 큰 파장이 있었다. 그 이후에도 주택 가격이 더 오른 만큼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7억원에서 8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자체들의 재건축 부담금 부과 절차는 지지부진했다. 예를 들어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옛 반포현대)의 경우 2021년 입주했지만 서초구청은 아직 부담금을 산정·부과하지 않았다. 재건축 조합들이 정부의 집값 통계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이전 정부에서도 제도 폐지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어 정비업계에선 제도 폐지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구청 역시 래미안트리니원·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을 비롯해 신성빌라 재건축, 오티에르신반포(옛 신반포18차 337동), 오티에르반포(옛 신반포21차) 등에 대해서 재건축 부담금 산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사업의 후반 단계를 틀어막는 규제로,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지들에 치명타라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효과가 가장 컸다. 실제로 대치쌍용 1·2차 단지 사업 등이 이 때문에 중단된 바 있다.
◆ 서울·수도권 정비사업 타격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억 원대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될 경우 서울·수도권 민간 정비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사비 급등과 조합원 추가 분담금 증가 등으로 가뜩이나 사업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재건축 부담금까지 더해지면 압구정, 목동, 여의도, 상계동뿐 아니라 1기 신도시 등 최근 속도를 내온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동력이 모두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국회에서는 지방을 위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범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인구감소지역에서 시행하는 재건축 사업을 부담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부산·영남과 강원, 인천, 전남광주 등 인구감소지역을 지역구에 둔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임영신 기자 /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