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지구 4곳 사업시행자 지정 완료
2차 물량 1만2천가구는 12월 결정
수내동 파크타운 등 대단지 재도전
통합재건축 추진단지 동의율이 변수
조합원 분담금 예상보다 커질수도대한민국 1호 신도시 분당의 재건축이 변곡점을 맞았다. 첫 순번인 선도지구 4개 구역이 사업시행자 지정을 모두 마치며 본격적인 사업 시행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12월 결정되는 2차 특별정비구역 선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2차 물량 1만2000가구 자리를 놓고 6만6000여 가구가 신청한 상태다.
분당은 1991년 첫 입주를 시작한 1기 신도시의 맏형이다.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리며 수도권 남부 최고 주거지로 꼽혔지만 준공 30년을 넘기며 노후화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입지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판교테크노밸리라는 배후 일자리에 서현·수내로 이어지는 학군, 신분당선·수인분당선 교통망까지 갖췄다. 재건축만 이뤄지면 일자리·학군·교통·신축을 모두 만족하는 주거지로 변모할 예정이다.
◆ 1차 선도지구, 2개월 만에 구역 지정
이후 인허가 절차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됐다. 성남시는 지난 1월 6개 구역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당시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절차를 약 2개월로 단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영향평가 문제로 지연됐던 양지마을도 같은 달 뒤이어 지정을 마쳤다.
이후 성남시는 지난 6월 시범단지(23·S6 결합구역)와 샛별마을(31·S4 결합구역), 목련마을(6·S3 결합구역)의 사업시행자 지정을 완료했다. 지난달에는 양지마을이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마치면서 선도지구 4개 구역 모두 사업시행자 지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도시정비법상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단지의 경우 조합 방식 추진 사업장에선 조합설립인가 이후 취득자가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다. 신탁 방식의 경우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이후 조합원·분양대상자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 다만 1가구 1주택자로서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하는 등 예외 요건을 충족한 매물은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 1만2000가구 자리에 6만6000가구 몰려
1차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시장 관심은 2차 선정으로 쏠리고 있다. 성남시가 지난달 진행한 2026년 분당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사전제안서 접수에는 결합개발 방식을 택한 곳을 포함해 총 50개 구역, 6만6037가구가 몰렸다.
성남시는 시의회 의견 청취와 경기도·국토교통부 협의 등을 거쳐 올해 12월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구역을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변수는 4일 시행되는 노후계획도시특별법 개정 규정이다. 통합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추후 사업시행자를 지정하려면 단지별로 동의율 5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여러 단지를 묶어 규모를 키운 통합구역일수록 동의율이 처지는 단지 하나가 전체 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 확실한 1차냐, 베팅하는 2차냐
분당 재건축 투자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일정이 가장 확실한 1차 선도지구다. 다만 재건축 프리미엄이 가격에 선반영된 데다 매수 자체가 예외 매물로 제한돼 진입 문턱은 둘 중 더 높다. 실제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초 17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올해 들어선 24억3000만원의 신고가를 기록한 상태다. 샛별마을 동성의 같은 평형 역시 지난해 4월 14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올해 들어선 18억원을 찍었다. 작년 초 15억원대였던 시범우성 전용 84㎡의 시세는 최근 21억원까지 올라섰다.
둘째는 12월 발표를 노리는 2차 도전 단지다. 이번 접수에는 2024년 선도지구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단지들이 대거 재도전에 나섰다. 대표 주자로는 수내동 파크타운(롯데·대림·삼익·서안)이 꼽힌다. 3028가구 규모 단지인데 통합재건축을 통해 최고 37층, 4800여 가구로 다시 짓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서현동 시범1구역(삼성한신·한양)도 유력 후보다. 우성·현대·삼성한신·한양 4개 아파트가 나란히 붙은 시범단지에서 2024년 선도지구 선정 당시 우성·현대(THE시범)만 지정되고 길 건너 삼성한신·한양은 탈락했던 곳이다. 이 밖에 정자일로, 정든마을 우성·동아 등 선도지구 때 탈락한 대단지들도 재도전에 나섰다.
◆ "10년 보유 각오하고 입지 보라"
어느 쪽을 택하든 남는 변수는 분담금이다. 1기 신도시는 중층 위주라 기존 용적률이 낮지 않은 데다 공공기여와 기반시설 확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최근 정비사업 공사비가 평(3.3㎡)당 800만~1000만원 수준까지 오른 점을 고려하면 조합원 분담금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정도 장담하기 어렵다. 정부는 선도지구 지정 당시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현장에서는 주민 동의율과 사업성, 인허가 절차에 따라 속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수만 가구가 순차 이주하는 과정에서 분당·판교 전세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선도지구 선정이 곧 사업 완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 2차 지정 기대감 역시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지정 여부와 분담금 규모, 사업 기간을 따져보지 않은 추격 매수는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 시세차익보다 10년 이상 보유를 전제로 입지를 판단해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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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