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등급 4곳에 재난특별교부세 21억원 우선 투입
철거공사 유사실적 평가·구조기술사 확인 의무 강화
전국 노후교량을 정부가 합동 점검한 결과 안전조치가 필요한 D·E등급 교량 57곳이 관련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붕괴 위험이 큰 E등급 교량 4곳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21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D등급 교량에 대해서도 지방정부와 협의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5월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 공공 노후교량을 점검한 결과 이런 안전대책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행안부와 국토교통부, 지방정부, 국토안전관리원, 토목구조 분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진행됐다. 시설물 통합정보시스템에 안전등급 D·E등급으로 등재된 교량과 점검 과정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된 시설 등이 대상이 됐다.
점검 결과 E등급 4곳과 D등급 53곳, 총 57곳은 철거·보강 등 안전조치가 필요하지만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정부는 우선 조치가 시급한 E등급 교량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21억원을 즉시 투입하기로 했다. D등급 교량은 시설별 위험도와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노후교량을 철거하거나 보강하는 공사 과정에서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주·설계·시공 단계별 안전관리 기준도 강화한다.
발주 단계에서는 과거 유사한 교량 철거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실적 평가를 강화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해당 공사를 설계안정성 검토 대상으로 지정해 시공 전 위험 요인을 확인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공 단계에서는 안전관리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전문 구조기술사가 구조물의 안전성을 확인한 뒤 작업에 들어가도록 한다. 철거작업 중 균열이나 처짐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이후 일정 시간 구조물의 변화를 관찰하고 드론과 폐쇄회로(CC)TV 등 장비를 활용해 안전 여부를 확인한 뒤 작업을 재개하도록 할 예정이다.
행안부와 국토부, 고용노동부는 ‘서소문 고가 재발방지대책 TF’를 통해 해체공사 전반의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서소문 고가와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에 대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와 민관 합동 해체 공사 안전관리 전담팀의 개선 과제를 종합해 추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합동점검으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위험에 방치되어 있던 교량들을 신속히 지원하고, 서소문 고가 사고의 교훈을 바탕으로 노후 구조물 철거공사 전반의 안전관리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