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올 상반기 4.8%, 전년동기比 2배↑
증여 비율 강남3구 등서 서울 전역 확대
서울에서 중저가 주택이 몰린 지역의 증여·상속 자금을 보탠 주택 매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와 상속을 통한 주택 구입자금 마련은 대출이 제한된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그런데 이 같은 현상이 나머지 서울 21개 자치구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조정대상·투기과열지구)으로 묶인 후 대출문턱이 높아지자 매입자금 중 증여·상속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
30일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주택 매수에 부모 등으로부터 증여·상속받은 자금으로 집값을 충당한 자금은 3조6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기간 서울 주택 매입에 신고된 전체 조달자금 57조2486억원 중 6.4%로, 전년 동기(3.6%)보다 2.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구별로 보면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의 증여·상속자금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2.0%에서 올해 4.8%로 2.8%포인트 증가했다.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도 2.6%에서 5.5%로 2.9%포인트 상승했다.
주택거래자금조달에서 상속과 증여가 포함된 신고건수의 증가세도 뚜렷했다. 금천구는 전체 주택거래신청건에서 상속·증여 자금이 포함된 건수 비율이 지난해 상반기 12%에서 올해 같은 기간 19.3%로 상승했다. 도봉구와 종로구도 각각 10.8%→18.8%, 12.0%→17.5%로 증가했다.
주택 구입자금을 증여·상속으로 채운 매수가 외곽까지 늘어난 배경으로는 대출 규제가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10·15대책 이후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을 모든 주택으로 확대했다. 주택가격 6억원 미만 거래도 집계 대상이다
이종욱 의원은 “정부가 무분별하게 대출을 틀어막자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부모의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계층만 주택을 살 수 있는 이른바 ‘엄빠찬스’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며 “정부는 모든 수요를 투기로 몰아 대출부터 막을 게 아니라 무주택자와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는 합리적인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여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도 증여·상속을 활용한 거래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이들 4개구의 자금조달계획서 9806건 가운데 증여·상속자금을 기재한 거래는 3146건으로 32.1%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23.3%보다 8.76%포인트 높아져 매수 3건 중 1건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