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식센터 규제 풀어
오피스텔 등 비중 50%로 확대
지식산업센터 들어설 용지
아파트로 용도 바꿔주기도
이익환수 방안 마련은 과제공급과잉으로 공실이 늘어난 지식산업센터가 주택 공급의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전체 면적의 절반 수준을 오피스텔 등 지원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에서 오피스텔 공급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28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지원시설 면적 상한을 기존 30%에서 5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공실 문제와 주택 공급 시급성 등을 고려해 부처 협의 과정에서 상향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담당 부처인 산업부는 조만간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상한선을 확정하고 관련 법 시행령 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오피스텔은 지식산업센터에서 지원시설로 분류된다. 지원시설 상한이 높아지면 오피스텔을 넣을 공간이 늘어난다. 다만 규제 완화 대상은 이미 지어진 지식산업센터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 비아파트 공급 준비 잰걸음
이는 국토부가 추진하는 비아파트 공급 대책과 맞닿아 있다. 국토부는 지식산업센터의 주택 전환을 막아온 규제를 잇달아 손질하고 있다. 국토부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를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오피스텔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말 입법예고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식산업센터를 사들여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매입임대주택 대상에 '공장'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아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도 입법예고를 마치고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27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지식산업센터나 원래 상가로 쓰던 곳, 도시형생활주택 등 다양한 주택 형태를 과감하게 혁신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식산업센터에 눈을 돌리는 것은 기존 민간 건물을 활용해 비교적 빠르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처럼 이주와 철거를 거칠 필요가 없고, 공공택지처럼 토지를 확보하고 기반시설을 새로 조성할 필요도 없다. 상당수가 지하철 역세권이나 업무지구 인근에 자리잡고 있어 직주근접형 주택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여기에 공실이 늘고 미분양이 쌓이면서 주거 전환 필요성도 커졌다.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은 대한건설협회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공실률을 약 55%로 추정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서울 지식산업센터는 395개다. 이 가운데 340개는 준공됐고, 19개는 공사 중이다. 착공하지 않은 곳도 22개에 달한다.
자치구별로는 금천구가 131개로 가장 많고, 성동구 83개, 구로구 60개, 영등포구 48개, 강서구 25개 등 순이다. 국가산업단지와 준공업지역이 있는 서남권과 성수동 일대에 공급이 집중됐다.
◆ 지식산업센터 용지 아파트 전환도
서울시도 지식산업센터에 입주 가능 업종을 확대하고, 주거 기능을 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G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는 지원시설 가운데 15% 미만으로 제한된 오피스텔 비율을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더 나아가 지난 3월 산업부에 수도권 지식산업센터의 지원시설 상한을 비수도권과 같은 50%로 높여 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지식산업센터 용지에 아파트를 짓는 사례도 나왔다. 서울시는 최근 강서구 가양동 CJ공장 용지에서 지식산업센터 예정 용지 한 곳을 공동주택 용지로 변경했다. 이곳에는 약 960가구가 들어선다. 지식산업센터 공급이 집중된 강서구의 수급 여건을 반영해 개발 계획을 바꾼 것이다.
주거 전환 대상을 신중히 골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실이 많다는 이유로 주거 기능을 과도하게 넣으면 서울의 산업·일자리 공간이 줄고, 기업 수요가 회복됐을 때 입주할 시설이 부족해질 수 있다.
용도 전환에 따른 이익을 어떻게 환수할지도 정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건물을 용도 전환할 경우 추가 공사비가 들고 취득세 등 세금 부담이 발생한다"며 "반면 미개발 용지는 계획 변경으로 토지 가치가 오를 수 있어 공공기여 등을 통한 환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