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품 확인하는 5가지 지표
대학교에서 주식 투자론을 수강하면 첫 수업 시간에 ‘주가는 완벽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명제부터 깔고 시작한다. 주가가 경제 상황, 기업 실적, 정책 변화, 글로벌 이벤트 등 100% 예측할 수 없는 요소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투자자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도록 그동안 가격 움직임을 예측하고 미래 방향을 추론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와 방법론을 사용하는 게 투자론을 배우는 이유라고 정의한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언제나 부동산 시장 방향을 먼저 내다보려 하지만 사실 불가능하다. 하지만 끊임없이 시장 상황을 체크하고, 앞으로의 추이를 분석하려는 노력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내 자산을 지키고 올바른 투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예상하기 위해서 꼭 확인해야 하는 지표들은 존재한다. 이런 측면에서 수많은 부동산 관련 지표 중에서 어떤 게 허수이고, 어떤 게 진짜 확인해야 하는 지표인지 구분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부동산 학계에선 일반적으로 △가격지수 △거래량 △주택 구매력 △미분양 △전세가율 등 5가지 지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이 5가지 지표가 어떤 상태인지 점검하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이번엔 지표들을 해석하는 방법과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등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가격 고점 여부를 판단하는 지수
부동산 시장의 호황 침체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표를 통해 전고점 돌파와 저점 접근 여부, 가격 수준 등을 과거 추이와 비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여러 지수를 발표하는데 이 중에서 매매가격 지수와 실거래가 지수를 보통 주목한다. 실거래가 지수가 현재 거래된 부동산 매물 가격들의 추이를 나타낸다면, 가격 지수는 현장에서의 호가 방향까지 포함한다. 실거래가 지수가 지금 상태를, 가격 지수가 앞으로의 추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두 지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올해 6월 기준으로 두 지수의 상태는 어떨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04.0이다. 2022년 1월에 기록한 이전 최고점(96.1)을 작년 10월에 돌파했고, 지금은 한참 넘어선 상태다. 강북권역(104.6)이 강남권역(103.5)보다 높은 점도 눈에 띈다. 강북쪽 가격 상승세가 기존 인기 지역이었던 강남권을 뛰어넘는 상황으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이번엔 실거래가 지수를 확인해보자. 올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98.8이다. 2021년 10월 당시 최고점(191.0)이 작년 12월 깨진 후 계속 상승 중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포함된 동남권은 올 2월 최고점을 기록한 후 점점 내려오는 추세(211.7)이고, 나머지 동북·서북·서남권은 계속 최고점을 경신 중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여러 규제 때문에 강남권 실거래 가격이 눌려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동남권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2월부터 하락하다가 5월 오름세로 전환했다. 실거래는 아직 낮은 상태로 이뤄지지만 현장에서 호가는 상승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5000건 주목
거래량도 부동산 시장 상황을 판단할 때 중요한 지표다. 대개 거래가 활발할수록 호황, 부진할수록 불황으로 해석한다.
서울 아파트의 2006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한 달 평균 거래량은 6128건이었다. 하지만 1만여 건이 넘는 거래 급증기(2006년, 2015~2016년) 데이터가 포함된 만큼 일반적인 거래량은 한 달 평균 약 5000건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일반적으로 거래절벽 시기는 1000~2000건으로 보고, 한 달 평균 3000건이 넘어가면서 시장이 정상화되는 것으로 본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상태에서 급매물이 소진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하는 시기는 월 거래량이 5000건 이상으로 올라올 때다. 7000~8000건을 넘어서면 본격적인 과열 양상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올해 거래량을 살펴보면 1월부터 3월까지 5000여 건을 유지하다가 4~5월 8000건을 넘어선 후 6월에 5023건으로 다시 내려왔다. 올해 내내 거래가 활발했다는 뜻인데 다주택자 등에 대한 정부 압박과 강북권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첫 집 매수가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특히 지금은 서울이 3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실제 수치 대비 1.5배를 곱해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택 구매력 표시하는 부담지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와 PIR(가구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 등은 부동산 수요자의 ‘주택 구매력’을 의미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가격·금리 등의 영향으로 구매 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버블(거품) 위험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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