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보유세와 조세체계 개편이 핵심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토론회 전날인 지난 22일 국회미래연구원이 보유세 한시특례와 세액공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내놓아 주목된다.보고서에서는 보유세가 각종 특례와 공제, 주택 수별 차등으로 명목상 과세체계와 실제 세부담 간의 괴리가 크고, 평균 실효부담도 낮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한시특례와 세액공제를 우선 정비하고, 중장기적으로 주택 수보다 보유 자산가액에 따라 부담이 결정되도록 세제를 단순화·효율화부터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우선 글로벌 측면에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주거비·자산 격차·세대 간 부의 이전도 확대되고 있다는 부분부터 짚었다.
실제 OECD 통계에 따르면 평균소득으로 표준주택 100㎡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OECD 평균 2000년 8.8년에서 2020년 10.9년으로 늘었는데, 한국은 16.6년으로 조사 대상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보고서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이 비보유 가구의 주거비와 시장 진입 비용을 높이는 반면 보유 가구에는 자본이득으로 이어져 자산 격차를 확대한다고 짚었다. 이에 청년층의 주택 취득이 부모세대의 증여·상속 등 자산 이전에 좌우되는 경향도 커져 자산 격차가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유세의 경우 명목상 누진 구조는 강하지만 각종 특례와 공제로 실제 부담은 낮아 자산과세 기능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재산세 한시특례를 예정대로 종료하고, 종합부동산세 1주택 세액공제도 폐지 또는 축소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3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제기된 ‘세금 정상화’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토론회에서는 최근 서울 집값 급등과 자산 양극화 심화의 원인으로 세제 왜곡 문제가 거론됐으며, 공급 확대와 함께 보유세를 포함한 조세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제시됐다.
보고서에서는 한국 보유세의 ‘역설’도 지적했다. 부동산 평균 실효세율은 0.147%로 일본의 약 3분의 1 수준이며, 주택분 실효세율은 미국 평균의 약 7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 누진세 구조는 갖췄지만 각종 공제와 특례가 중첩되면서 실제 세부담은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종부세를 내는 1주택자가 고령·저소득층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차이가 있다는 부분도 공개됐다.
2024년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자가거주 1주택 가구의 85.9%는 서울에 거주했고, 평균 24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11년 가까이 보유했다. 가구주 평균 연령은 58.8세였으며, 60.2%가 소득 상위 10%, 74.1%는 상위 20%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종부세 과세 대상의 대부분이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후반의 소득 상위 10%라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공시가격 상승으로 2026년 새롭게 종부세 대상에 포함되는 가구 역시 절반 이상이 소득 상위 20%일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우선 재산세 한시특례를 종료해 지나치게 낮아진 보유세 기능을 정상화하고, 종부세 1주택 세액공제도 축소 또는 폐지해 명목 누진세율과 실제 부담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새롭게 과세 대상에 편입되는 12억~14억원 구간에는 분납이나 한시적 경감 등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주택 수가 아니라 보유 자산 총액 중심으로 과세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다주택 여부보다 보유 자산가액에 따라 부담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개편해 동일한 자산에는 유사한 세 부담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자산 불평등이 보유세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를 비롯한 자산과세 제도, 금리와 금융환경, 주택공급 및 주거복지 정책을 함께 연계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선화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보유세의 문제는 명목 누진성이 약한 것이 아니라 특례와 공제, 주택 수별 차등이 중첩돼 실제 세부담과 자산가액의 연계가 약해졌다는 데 있다”며 “한시특례 일몰과 세액공제 축소부터 시작해 중장기적으로 주택 수별 차등을 줄이고 자산가액 중심으로 세제를 단순화·효율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