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국민토론 팩트체크
재건축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
5930가구 → 1만2032가구 급증
재개발·재건축 멸실 기간에는
전세난 등 시장 충격 부작용도
정부 "기부채납 공원 등 줄여
일반분양 늘려야 공급에 도움"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재건축은 주택 수가 크게 늘지 않고 재개발은 오히려 가구 수가 줄기도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매일경제가 서울시 정비사업 자료를 확인한 결과, 재건축·재개발을 해도 주택 수가 늘지 않는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었다. 다만 기존 주택이 먼저 철거되고 새 주택은 수년 뒤 들어서는 사업 특성상 공급 공백과 전월세 불안,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5월 공개한 '서울시 정비사업 주택 공급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정비사업에서는 기존 주택 25만9028가구가 철거되고 31만2493가구가 건립될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5만3465가구가 순증한 셈이다. 연평균으로는 약 3800가구다.
특히 기존 용적률이 낮은 대단지 재건축의 공급 효과가 컸다.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은 5930가구에서 1만2032가구로 6102가구 늘었다. 송파구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헬리오시티는 6600가구에서 9510가구로 2910가구 증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재건축은 가구당 평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가구 수가 크게 많이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재개발에 대해서도 "총 입주 가구 수는 줄어드는 게 통상인 것 같다"고 했다. 용적률 완화가 주택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집값 상승 요인이 되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처럼 특정 시기에는 계획 가구 수가 기존보다 줄었다. 관리처분인가 연도 기준 2012년엔 인가 사업이 860가구, 2023년엔 353가구 감소했다. 다만 전체 14년 중 감소한 해는 두 해뿐이었고 나머지 12년은 증가했다.
정부가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제한적으로 보는 것은 늘어난 용적률이 모두 추가 가구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조합원 주택이 대형화하고 임대주택과 공공시설, 기부채납에도 용적률이 배분된다. 전체 건립 예정 물량 가운데 기존 주택을 제외한 순증분은 17.1%다. 시간차도 문제다. 관리처분인가 이후 조합원과 세입자가 이주하면 기존 주택은 먼저 시장에서 사라지지만 새 주택이 입주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여러 사업장의 이주가 겹치면 인근 전월세 수요가 급증하고, 신축 프리미엄과 개발 기대감이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서울 도심에서 신규 택지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정비사업은 핵심 공급 파이프라인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안에서 재건축과 재개발을 제외하고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은 주택 수뿐 아니라 주거 품질도 개선한다. 노후 주택을 신축으로 바꾸면서 주차와 안전,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고 재개발 지역에는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이 확충된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2031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통해 기존 주택을 제외하고도 8만7000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건립 예정 물량은 30만8000가구이고 기존 주택 22만1000가구가 철거된다는 계산이다.
서울시는 용적률 상향과 사업성 보정계수,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으로 재건축은 평균 40%, 재개발은 평균 15%의 순증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중랑구 중화동 309-39 일대는 용도지역 상향과 사업성 보정계수 1.7 적용으로 공급 계획이 900가구에서 1280가구로 380가구 늘었다.
멸실에 따른 전월세 시장 충격을 줄이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과제다. 서울시도 인접 자치구의 입주와 멸실 물량을 함께 분석해 이주 수요가 특정 시기에 몰리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정비사업 시기 조정 대상도 2000가구 초과에서 1000가구 초과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반면 국토교통부 등 정부 내부에서는 지자체가 요구하는 공공기여도 공급 중심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도로와 학교 등 필수 기반시설은 확보하되 과도한 경관·디자인 특화, 대형 공원과 연결데크 등에 사업비와 용적률이 지나치게 투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는 용적률을 얼마나 올리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늘어난 연면적에서 조합원분과 임대주택, 공공시설과 기부채납을 제외한 뒤 일반분양 물량이 얼마나 남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