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대책
"공급 속도내려 행정 바꿀것"
李, 헬기 타고 빈땅 찾기로
고품질 임대주택 우선 공급
25~30평으로 크기 확 늘려
재개발·재건축에는 신중론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의 사업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 재건축·재개발의 공급 효과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반면, 역세권을 중심으로 중산층도 거주할 수 있는 고품질 장기공공임대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은 분명히 했다.
◆ 3기 신도시 속도전 의지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3기 신도시 등 기존에 발표된 지역의 착공이 지연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60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필요하면 규정을 바꾸거나 절차를 병행해 시간을 줄여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고양 창릉지구 등을 포함한 공공택지에서 총 33만6000가구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토지 보상 지연과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 등이 겹치며 당초 계획보다 착공이 늦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행정 절차를 줄이더라도 전체 사업 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 교수는 "입찰과 시공사 선정, 설계에 1년가량이 필요하고 전기·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조성에도 1년이 걸린다"면서 "500가구 이상 아파트는 안전 기준을 지키며 시공할 경우 공사에만 최소 3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기 신도시에 아직 미착공 택지가 남아 있는 것은 행정 절차뿐 아니라 낮은 사업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 용지 부족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헬기를 타고 수도권을 한번 돌아볼 생각이라며 공무원이 개발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곳도 다른 시각에서 검토하고, 시민들에게도 개발 가능한 부지에 대한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 재개발·재건축 효과엔 의문
이 대통령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재건축은 가구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 같지 않고, 재개발은 오히려 총가구 수가 줄어드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과연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논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주장과 관련해서도 "양론이 있는 것 같다"며 "용적률을 올려주는 것이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집값 상승의 한 요인이 되는지 의견 차이가 있다"고 했다.
대신 공공임대주택의 유형을 바꾸겠다는 구상은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공공임대라고 하면 8평, 12평 정도의 작은 주택에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형태를 떠올렸다"며 "이제는 방침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주택 규모인 25평이나 30평 정도의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을 역세권 중심으로 먼저 공급해 중산층도 장기적으로 거주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주비 대출 규제 손볼 것"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비사업의 이주비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한 30대 시민은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이 높지 않아 주택담보대출비율 40%를 적용하면 이주비 대출이 1억~2억원에 불과하다"며 "이 돈으로 서울에서 3인 가족이 거주할 집을 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종전 주택을 담보로 할 것인지, 새로 지어질 주택을 담보로 할 것인지와 관련된 문제로 보인다"며 "신축 주택을 담보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실질적으로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지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현재 서울 전역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어 주택담보대출비율이 40%로 제한된다. 2주택자와 1+1 분양 신청자는 기본 이주비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진영화 기자 / 박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