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
정비사업 대안으로 떠올라
용적률도 최대 700% 적용
사업성 높아지며 관심 쑥
잠실·천호·석관 등 사업설명회
서울시 내달 운영안 공개서울 지하철 8호선 암사역 인근 천호동 324 일대 빌라촌은 오랫동안 정비사업의 사각지대로 꼽혔다. 도로에 접한 주택이 많아 재개발 요건을 맞추기 어려웠고, 소규모 정비사업인 모아주택으로 추진하면 구역을 여러 개로 나눠야 해 가구당 수억 원의 추가분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민간도심복합개발을 적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용적률 500%만 적용해도 기존 640여 가구를 2000여 가구의 대단지로 개발할 수 있고, 일부 주민은 환급금까지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개발에 반대하던 주민들도 최근에는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석촌동·삼전동과 강동구 천호동, 광진구 구의동, 성북구 석관동 일대 빌라촌에서 민간도심복합개발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정비업체와 신탁사 등이 참여하는 사업설명회도 잇따라 열린다. 이들 지역은 역세권이거나 간선도로와 접해 있지만, 낡은 다세대·다가구·단독주택이 밀집해 토지 등 소유자 수가 많다. 이 때문에 재개발이나 모아주택으로 추진할 경우 사업비 부담이 커지고 일반분양 물량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았다.
주거중심형 민간도심복합개발은 역세권 노후 주거지와 준공업지역을 고밀 복합개발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제도다. 공공이 토지를 수용해 사업을 주도하는 공공도심복합개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관련 법이 시행됐고, 서울시는 올해 조례와 시행규칙을 마련했다.
사업 대상은 면적 2만㎡ 이상 6만㎡ 이하, 건축물 노후도 60% 이상인 역세권 간선도로변이다. 빌라촌이 많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도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하면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4배까지 높일 수 있어 최대 700% 적용이 가능하다. 주민 동의 요건은 토지 등 소유자 3분의 2 이상,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이다. 재개발·재건축이나 모아타운보다 용적률 혜택은 크고 사업 진입 장벽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여건이 더 열악한 강북권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성북구 석관동 174 일대 빌라촌은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과 석계역을 끼고 있는 더블 역세권이지만, 주차난과 소방차 진입 문제, 커뮤니티 시설 부족 등이 지속해서 지적돼 왔다. 신축 빌라가 섞여 있어 재개발 노후도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고,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모아주택이나 모아타운으로는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정비업계 설명이다.
도시정비사업 플랫폼기업 닥터빌드에 따르면 이 일대 빌라 545가구를 민간도심복합개발로 정비할 경우 용적률 500%를 적용해 2134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 조합원분과 기부채납 물량을 제외해도 일반분양 물량이 1333가구에 달한다.
사업성을 나타내는 비례율은 200% 수준으로 추산됐다. 가구당 평균 환급금도 6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높은 용적률을 적용해 일반분양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역세권 간선도로변 입지를 활용해 업무·상업·문화 기능을 결합한 직주락 복합개발도 가능하다.
다만 실제 사업 추진까지는 서울시의 운영기준이 변수로 남아 있다. 정비업계에서는 서울시가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사업처럼 간선도로변 토지 등 소유자의 50% 이상 동의 요건을 추가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알박기나 과도한 보상 요구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폐지한 준주거지역 비주거시설 의무비율을 민간도심복합개발에 다시 적용할지도 관심사다.
서울시는 이르면 다음 달 민간도심복합개발 운영 기준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업 접수 방식은 수시 접수와 공모 방식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