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최근 2주 연속 반등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성장 전략을 내놓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등 외교 무대를 소화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부동산 정책 공개 토론을 통해 국정 동력 회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지율은 아직 선거 직후 기록했던 고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고 지방선거 패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집값 불안이 꼽혔던 만큼, 이번 부동산 정책 행보가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8.9%로 전주보다 1.9%포인트 상승하며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대비 1.5%p 하락한 47.7%로, 긍정-부정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1.2%p로 나타났다.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4%였다.
리얼미터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한 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을 격상하고 방산 수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가시적인 외교 안보 성과를 거둔 점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지율 반등 흐름 속에서 국가성장 정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기금’으로 활용해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당정 역시 메가특구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성장 드라이브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경제 성장 전략만으로는 민심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 이후 가장 큰 민심 변수로 떠오른 것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고,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이번 주 부동산 정책 논의를 전면에 배치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날 국토교통부 부동산 정책 공개 토론회를 시작으로 금융위원회는 주택금융, 재정경제부는 세제를 주제로 연이어 공개 토론을 개최한다. 오는 23일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도 예정돼 있다.
국토부 토론회에는 김윤덕 장관을 비롯해 학계와 금융권, 건설업계, 시민 등 약 60명이 참석한다. 가장 큰 화두는 공급 확대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수도권 135만 가구 착공 계획과 올해 수도권 우수 입지 6만 가구 공급 방안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확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민간 정비사업 확대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다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31%로 매매가격 상승률(0.30%)을 웃돌았다. 올해 누적 상승률 역시 전세와 매매가 모두 5%대를 기록하며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월세 역시 강북 일부 지역에서 300만원이 넘는 고액 월세가 등장하는 등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보증금은 올해 6억5875만원으로 2년 전(5억5377만원)보다 약 1억원(19.1%)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대출 규제가 추가로 강화된다면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일단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민주당은 당정협의에서 청년층과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지원을 포함한 공급 확대 방안을 정부에 요청했고, 정부는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 이후 세제 개편과 공급 대책 등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번 부동산 정책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를 좌우할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투자와 외교 성과로 경제 성장 기대감을 높이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공했지만, 실제 생활물가와 직결되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지율 반등 역시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경우 경제 성장 전략과 맞물려 국정 동력 회복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앞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3.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