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동탄·용인기흥 등 ‘셔세권’
올들어 7개월간 갭투자 감소세
실거주 매매 많았는데 규제묶여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비규제 지역이던 경기 화성 동탄구과 용인 기흥구의 갭투자 비율이 규제 이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셔세권’ 지역으로 투자보다는 실거주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곳은 지난달 30일부터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였는데, 실수요자들의 불편만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7개월간 화성 동탄구의 갭투자 비율은 21.3%로 집계됐다. 대책 이전 7개월(2025년 3~9월)간 이 지역의 갭투자 비율(24.7%)보다 3.4%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용인 기흥구의 갭투자 비율도 27.1%에서 26.6%로 0.5%포인트 내려갔다.
비규제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쏠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실거주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 이뤄진 영향이다. 앞서 부동산업계에선 비규제지역의 경우 2주택 매매 시 취득세율이 1~3%로, 규제지역(8%)보다 훨씬 낮아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갭투자 건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든 건 아니다. 하지만 전체 거래에서 실거주 거래 비중이 높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규제 전 7개월간 화성 동탄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2420건에서 4825건으로 99%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갭투자 건수는 598건에서 1028건으로 72% 증가했다.
특히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이 지역의 갭투자 비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동탄의 갭투자 비율은 20~30%를 유지했는데 올해 3월 14%로 20% 밑으로 내려간 뒤 4월(14.5%)과 5월(19.4%)에도 10%대를 유지했다. 용인 기흥구의 갭투자 비율도 20~40%를 이어오다가 지난 5월엔 18.4%까지 떨어졌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는 기본적으로 되팔아 차익을 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식”이라며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투자 목적 아파트를 찾는 것보다 최근 변동성은 커졌지만 주식 시장에 자금을 넣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는 성남 분당구와 수원 영통구, 용인 수지구와 함께 셔세권으로 묶인 지역이다. 다른 셔세권 동네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필연적으로 실거주 수요가 옮겨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규제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로 줄어 대출 한도가 확 줄어든다. 현금이 모자라면 LTV가 70%까지 적용되는 비규제지역 아파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셔세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셔틀버스가 지나는 지역을 뜻한다. 수억 원대 성과급 예고에 주택 구입 목적 사내대출까지 시행될 예정인 만큼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이곳 아파트를 매수해 이사 가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0일 정부가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를 규제지역과 토허구역으로 지정해 실수요자의 불편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지역에선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현금이 모자라는 실수요자는 강제로 다른 비규제지역 아파트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토허구역에선 아파트 매매 시 실거주 의무가 생기고, 계약 전 지자체에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매매 절차가 번거로워진다.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의 조치는 이해가 가지만, 실거주 수요 자체를 꺾을 순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10·15 부동산 대책 당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 중 올해 집값 상승률이 더 높은 곳도 많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7월 첫째 주까지 용인 기흥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7.23%였는데, 경기도에선 안양 동안구(10.68%), 용인 수지구(10.2%), 수원 영통구(7.85%), 성남 분당구(8.82%) 등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 위주로 개편되고 있다”며 “지나친 규제는 거래만 냉각시키고 시장 참여자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